[‘부탁해요 엄마’ 종영①] 유진, 드라마 큰 성공에도 아쉬운 無존재감

입력 2016-02-15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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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종영됐다. 하지만 주연 배우 유진의 출산 후 복귀가 성공적이었는지는 의문이다.

‘부탁해요 엄마’는 유진의 출산 후 복귀 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였다. 유진이 분한 이진애는 가족들로부터 독립하려는 꿈을 꾸는 인물이지만 강훈재(이상우)를 만나 계획에 없던 사랑, 결혼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애당초 유진은 누구보다 엄마를 닮기 싫었지만 엄마가 지나온 인생을 똑같이 겪으며 엄마를 이해해가는 딸 이진애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다. 유진은 극 초반 아들만 챙기는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은 딸의 모습을 삐딱한 말투와 표정으로 연기하며 캐릭터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진애가 결혼을 하고 엄마 임산옥(고두심)과 떨어져 살면서부터는 유진의 감정이 실종돼버렸다. 가끔 등장해 ‘올케,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엄마, 나 요즘 힘들어’ 정도로 친정 내 이진애의 위치만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더욱이 이진애는 엄마의 투병 사실을 종영이 임박해서야 알게 됐다. 임신한 상태에서 엄마의 죽음과 마주한 딸은 오열했고 스트레스로 유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부탁해요 엄마’라는 제목에는 ‘아들, 딸’이 주어로 생략돼 있다. 제작진 역시 “우리 자녀들이 엄마에게 부탁할 무언가가 있다”고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임산옥의 유일한 딸 이진애는 며느리 선혜주(손여은), 장채리(조보아)보다 못한 존재가 돼 버렸다.

유진은 적은 분량 때문에 폭넓은 감정을 보여주지 못하며 출산 전과 별반 다르지 않는 연기력을 유지하는 배우로 남아버렸다. 이 때문에 앞서 "나도 엄마가 됐다. 연기를 하면서 엄마가 된 내 상황, 미래의 내 모습, 우리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는 유진의 출산 후 복귀 소감이 공허하게 들린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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