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박’ 남건 PD “장근석 열정적, 최민수 인간적”

입력 2016-02-19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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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입봉작을 장근석과 함께하다니… 저 계 탔습니다.”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의 연출을 맡은 남건 PD의 너스레다. 듬직한 체구와 달리 순진한 외모에 위트 넘치는 입담은 드라마의 흥행을 기대하게 한다.

남 PD는 지난 17일 오후 ‘대박’의 촬영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몇 시간 후면 첫 촬영이다. 떨리지만, 설렌다. 소풍을 가기 전 아이의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박’은 대본과 캐스팅에 힘이 있다. 사바나 초원에 나가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처럼 찍기만 하면 된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카메라 워킹 등 촬영에 큰 변화를 주는 건 연기가 이상할 때 하는 짓이다. 좋은 연기와 좋은 대본이 있으면 카메라는 배우에 집중하면 된다. 걱정이 안 된다. 연출이 안 보일수록 좋은 대본이다. 우리 드라마에서는 연출이 연출한다는 느낌을 보여주지 않을 것”라고 각오를 전했다.

1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대작을 아직 알려지지 않은 PD에게 맡기는 것은 방송사로서는 모험이나 다름없다. 남 PD 역시 회사의 ‘모험’을 의심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5년 입사했는데 이번 드라마가 장편 입봉작이에요. 엄청 떨려요. 장편 입봉작을 장근석과 함께한다니 계를 탄 셈이죠.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했어요. ‘회사에서 나한테 갑자기 왜? 나를 뭘 믿고 이럴까’라고요. (웃음) 지금은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대본도 좋고, 캐스팅도 만족스러워요.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남 PD의 자신감에도 염려와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은 장근석과 최민수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 이에 대해 남 PD는 “장근석에게는 특별한 기운이 있다. 순수한 면이 많은 배우다. 또 연기에 있어서는 열정적이다. 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기자 장근석을 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최민수에 대해서는 “모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접해 알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걱정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이 분이 로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세계가 확고한 분이다. 감정 표현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그와 소통을 함에 있어 문제가 있다면 몇 대 맞을 각오도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민수 씨를 직접 만난 사람들은 알고 있을 거다. 정말 인간적인 분이다. 그의 세계로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 한다”고 이야기했다.

‘대박’은 18일 첫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 줄곧 월화극 1위를 수성한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의 뒤를 이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연속으로 사극이 방송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전작인 ‘육룡이 나르샤’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입니다. ‘육룡이 나르샤’가 칼로, ‘뿌리 깊은 나무’가 세종이라는 인물로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를 풀어냈다면, 저희 드라마는 ‘도박’으로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대박’은 도박으로 인간의 삶을 표현해요. 우리가 아는 포커 등의 도박이 아닌 일상 속의 내기 등을 다뤄요. 그리고 그 수많은 도박과 내기가 우리 드라마의 소재가 됩니다. 도박이 음습하고 부정적으로만 보이지 않고, 생활 놀이임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도박을 미화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도박은 나쁘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남 PD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거창한 것은 없다. 가족이 최고인 것 같다. 대길이는 가족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런데 사람이 그걸 방해한다. 영조도 마찬가지다. 왕들의 비극은 가정사에서 시작된다”며 “우리 드라마는 가족의 행복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마 ‘대박’은 모든 걸 잃은 사내는 목숨을, 조선의 임금은 나라를 걸었다는 설정 아래 두 남자의 운명과 조선을 놓고 벌이는 단 한 판의 게임을 다룬 작품이다. 장근석, 여진구, 임지연, 전광렬, 최민수 등이 출연하며 18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오는 3월 중 첫 전파를 탄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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