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레이디스 코드의 ‘역설적 안녕’

입력 2016-02-25 2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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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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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은 역설적인 인사말이다. 서로가 만나 처음 나누는 인사인 동시에 헤어질 때 마지막으로 나누는 인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2년만에 발표한 신곡 'GALAXY'에는 '안녕 기다렸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애슐리와 소정, 주니의 3인조로 돌아온 지금의 레이디스 코드에게 이 '안녕'은 반갑게 건네는 첫 인사로도, 아쉽게 내뱉는 마지막 인사로도 들린다.

레이디스 코드는 24일 서울 강남구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싱글 'MYST3RY'의 발매 쇼케이스를 개최하면서 2년 만에 다시 무대 위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번 'MYST3RY'는 2014년 9월 3일 발생한 교통사고로 멤버 권리세와 고은비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이후 '레이디스 코드'라는 이름으로 활동에 나선 첫 싱글(사고 이후 첫 발표곡은 2015년 9월 7일 발표된 故리세, 은비의 추모곡 '아파도 웃을래'이다)로,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집중됐다.

레이디스 코드에 쏠린 관심은 크게 두 가지였다. '애슐리와 소정, 주니의 현재 심정'과 같은 감정적인 부분이 첫 번째이고, '돌아온 레이디스 코드는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가 두 번째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 번째와 두 번째 궁금증에 대한 답은 모두 '아직'이었다.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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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쇼케이스에서 애슐리는 사고 이후 컴백까지의 심경에 대해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안났다. 둘이 곁에 없다는 걸 인정하기도 힘들었고, 다시 무대에 서야 할 지 포기해야 할 지 결정도 내리기 힘들엇다. 주변에 많이 격려해주고, 팬들도 믿고 기다려줘서 힘을 얻었다. 우리 셋이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서로 의지해서 더 돈독해질 수 있었다"라고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진행을 맡은 MC 박경림이 멤버 충원을 고려한 적은 없었는 지 묻자 주니는 "충원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냥 리세와 은비 언니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터트려, 아직 마음 속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3인조로 선보일 음악에 대해서도 애슐리는 "딱 '어떤 음악을 하겠다'라고 정해지진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좋아한다. 이번 'GALAXY'는 몽환적이고 재즈스러운 느낌에 도전을 했다. 앞으로 스타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양하게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아직은 '레이디스 코드 스타일'이 확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이디스 코드의 이 두 가지의 '아직'은 결국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즉 첫 번째 '아직'은 故 리세·은비라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 '아직'은 3인조 레이디스 코드라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애슐리와 소정, 주니는 과거와 미래에 대해 모두 '아직'이라는 답을 내놓긴 했지만, 이번 컴백은 과거 5인조 레이디스코드에 고하는 '작별의 안녕'이자,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3인조 레이디스 코드가 건네는 '반가움의 안녕'인 셈이다.

누군가는 3명이 다시 레이디스 코드라는 이름으로 나온 것을 두고 '비정하다'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故 리세·은비는 '레이디스 코드'라는 팀과 영원히 함께 할 이름이고, 이는 이들을 지켜보는 팬들도, 레이디스 코드에 남은 3인도 이미 알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애슐리와 소정, 주니가 작별을 고한 것은 과거의 슬픔과 아픔이지 故 리세·은비를 잊겠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아직'이라는 대답은 늘 그렇듯이 시간이 차츰 해결해 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새로운 레이디스 코드가 처음 건네는 '안녕 기다렸어'라는 인사에 대한 팬들과 대중들의 답변이다. 그리고 레이디스 코드가 건네는 이 인사를 어색해하지 않고 반갑게 받아주는 것이 故 리세와 은비를 기리고 추모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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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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