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마리텔’ 출연자 뭇매 맞는데 잠이 옵니까?

입력 2016-02-29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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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 안무가 배윤정의 막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8일 다음 TV팟을 통해 생중계 된 'MLT-22' 편에서 가희와 함께 등장한 배윤정이 부적절한 손가락 욕을 비롯해 비속어를 사용한 것.

당시 생방송에서 배윤정은 "'프로듀스 101' 연습생 전화 번호를 아느냐"는 질문에 "진짜 모른다"면서 부적절한 손짓을 해보이는가 하면 춤을 가르치면서도 과도한 비속어 사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배윤정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감동적으로 ‘마리텔’ 촬영 무사히 잘 끝냈다”라면서 “제가 방송 중에 너무 생각없이 말하고 행동한 부분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잘 해보려고 하다가. 역시 방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느꼈다. 너무 미워 마시고 오늘 참 좋은 경험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정작 '마리텔' 제작진만은 이런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 당시 생중계 전반에 일어난 배윤정의 이같은 행동을 제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제작진임에도 이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이 논란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 중이지만 제작진과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취재진 사이에 낀 홍보 측만 죽어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마리텔'은 초창기에 누리꾼들의 과도한 악성 채팅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제작진은 SNS를 통해 누리꾼들의 자정을 촉구했고 이 호소가 먹히지 않자 강제적으로 나서 채팅창 정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배윤정을 둘러싼 논란은 악성 채팅 논란과 달리 누리꾼이 아닌 제작진의 과오다. 생중계 내내 그를 통제할 방법은 있었고 만약 여건상 통제를 할수 없었다면 추후에 어떤 방식으로 본방송에서 내보낼 것인지에 대한 해명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출연자가 실수한 것이니 나는 모르겠다'는 식의 책임 회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인터넷 생방송이라는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상파와 달리 어느 정도 언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모든 연령층이 무제한으로 시청 가능한 인터넷 생중계이기에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선을 넘는 순간 '마리텔'은 자유롭고 참신한 프로그램이 아닌 오만하고 무책임한 불량아가 되고 만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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