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가 선보인 새로운 CF ‘플라이워크 ALL DAY’ 편. 모델 현빈이 플라이워크를 신고 출근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을 하고, 퇴근시간에 워킹을 즐기는(맨 왼쪽부터) 하루를 보여주지만 어쩐지 현실감과 동 떨어지는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출처|CF 화면캡처
출근길 가벼운 발걸음·점심 산책의 여유
칼퇴근 후 워킹타임 직장인들 공감 못해
부러움만 산 광고…설득력 부족 아쉬움
아웃도어 브랜드 K2의 간판인 ‘플라이워크(FLYWALK)’의 새로운 CF가 방송을 탔다. ‘하루 종일 플라이워크, 올데이(ALL DAY)’ 편이다. 플라이워크는 워킹, 러닝은 물론 여행과 일상에서도 스타일링이 자유롭다는 K2의 애슬레저룩 라인이다. 이 CF는 그 중에서도 신발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K2의 전속모델인 현빈이 ‘나홀로’ 등장하는 CF다. 부제에서 볼 수 있듯 ‘하루 종일 함께 할 수 있는 신발’이라는 것을 알리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하루를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으로 3등분해 플라이워크를 신은 한 남자의 모습을 비췄다.
CF가 시작되면 검은 화면을 배경으로 한 신발이 등장한다. ‘AM 7:30’이라는 자막이 출근시간임을 추측케 해준다. “아침부터 플라이워크로 시작해 보세요”하며 남자가 한쪽 발을 탁자에 올려놓고 신발을 신는다. 신발 끈 대신 요즘 트렌드가 된 다이얼을 돌려 핏을 죈다. “출근길에도 가볍게!” 남자가 현관에서 점프를 해 ‘가볍게’ 착지한다.
‘PM 12:45’. 남자가 공원에서 빙빙 허리와 발목을 돌리고 있다. “점심 먹고 틈날 땐 간단한 산책, 어때요?”하며 남자는 또 다시 점프를 해서는 통나무를 밟고 달린다.
‘PM 6:00’. 배경은 야외계단이 있는 도심의 한 장소로 옮겨진다. “저녁 땐 본격적인 워킹타임”이라며 계단을 내려오는 남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이번에도 점프. 착지한 신발이 물이 흥건한 곳에 떨어져 물방울이 사방으로 튄다. “하루 종일 플라이워크면 충분합니다”라며 남자가 밤거리를 걷는 것으로 CF는 끝난다.
● 현실감 떨어지는 ‘특별한 사람’의 하루
이 CF를 보고 난 느낌을 한 줄로 적자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데이를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랄까. 짧은 러닝타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점심시간 부분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간단한 산책이라고 했지만 정작 화면 속의 남자는 완벽한 운동복 차림으로 산책이 아닌 러닝을 하고 있다. 물론 세상에는 러닝화를 신고 통나무를 밟으며 공원과 숲을 달리는 일을 ‘산책’이라 부르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오후 6시의 장면도 눈에 걸린다. ‘본격적인 워킹타임’이라니. 오후 6시에 직장을 나와 운동복 차림으로 워킹타임을 즐기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하루 종일 플라이워크면 충분합니다’라는 마지막 카피도 썩 와 닿지 않는다. 올데이 신발을 알리고 싶었다면 좀 더 고민했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달리거나 산책하는 장면 외에 일할 때도 플라이워크와 함께 하는 모습이 비춰졌어야 하지 않을까. CF 속의 남자는 ‘올데이’ 걷고 뛸 뿐이다.
요즘 아웃도어 제품들은 시티라이프,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나 입고 신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CF 속의 인물은 ‘누구나’, ‘어디서나’라기보다는 특정한 부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다가온다. 아침에 캐주얼한 복장으로 ‘가볍게’ 집을 나서서는 점심시간에 공원을 달리고, 오후 6시엔 이미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물방울을 튀겨가며 러닝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누구나’로 보긴 좀 어렵다. 한 마디로 이 CF를 표현하자면 ‘부럽다’이다. 신발이 아니라 신발을 신은(꼭 플라이워크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라이프가 부럽다. 만약 애당초 이 ‘부러움’을 노린 CF라면, 참으로 대단한 광고가 아닐 수 없지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