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로 파곳이라고 불리며 흔히 바순이라고 알려진 이 악기는 오케스트라에서 주요한 중저음용 목관악기군에 속한다.
관현악과 실내악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이지만 악기 특성상 음량이 작고 음정이 고르지 않아 연주자의 기술과 기량이 연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전의 바순은 독주악기보다는 관현악에서 통주저음, 즉 반주의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러다가 비발디 시대에 이르면서 비로소 애수어린 음색이 부각되고 개인기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악기로 거듭나게 된다.
‘사계’라는 작품으로 친숙하게 알려져 있는 비발디는 400여곡의 협주곡을 남겨 근대협주곡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의 협주곡 중 37곡이 파곳을 위한 협주곡이다. 비발디가 얼마나 파곳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는지 알게 해주는 부분이다.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매력을 보여주는 파곳은 특유의 저음으로 소리 전체를 감싸 안으며 앙상블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번 연주회의 주인공인 바수니스트 이민호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탁월한 작품해석, 열정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연주로 감탄을 자아내며 국내 관악계에 신선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악기의 반주역할에 머물렀던 바순이란 악기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014년 독일의 유명악기사 Leitzinger에서 악기를 기증받아 연주하고 있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수석으로 재직 중이며 ADRA, IDRS 아티스트,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 멤버이자 기쁜우리 쳄버 소사이어티의 음악감독, 로뎀 아티스트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경희대, 국민대에 출강하여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번 연주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고성헌, 최유진, 최고은, 백수련, 강드보라, 비올리스트 김재윤, 홍지희, 첼리스트 박혜준, 김양희, 베이시스트 강재환, 쳄발리스트 박지영 등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들이 함께해 비발디의 작품을 통해 파곳의 무한한 예술성을 드러내게 된다.
2011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비발디의 파곳을 위한 협주곡 전곡연주회인 ‘파곳을 사랑한 비발디’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이번 파이널 공연은 새롭게 연주되는 협주곡뿐만 아니라 ‘Encore Vivaldi’라는 시간을 통해 3곡의 협주곡을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 연주 프로그램
Antonio Vivaldi (1678-1741)
‘Last 2 Piece’
Concerto in F Major F.VIII, No.15 (RV 487)
Allegro
Largo
Allegro
Concerto in a minor F.VIII, No.10 (RV 500)
Allegro
Largo
Allegro
Trio Sonata in B-flat Major ‘La Follia’ (RV 63)
Adagio-Andante-Allegro-Adagio-Vivace-Allegro-Larghetto-Allegro-Adagio-Allegro
Intermission
‘Encore vivaldi’
Concerto in a minor F.VIII, No.7 (RV 497)
Allegro molto
Andante molto
Allegro
Concerto in d minor F.VIII, No.5 (RV 481)
Allegro
Larghetto
Allegro molto
Concerto in g minor F.VIII, No.23 (RV 495)
Presto
Largo
Allegro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