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권순형-송진형(오른쪽). 사진|제주 유나이티드·스포츠동아DB
윤빛가람·로페즈 이적 공백 최소화
제주 유나이티드는 최근 몇 년간 허리라인이 튼튼한 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재능 있는 미드필더들 중심으로 경기를 효과적으로 풀어나갔다. 이 덕분에 공격력은 늘 괜찮았다. 제주는 13일 안방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개막전에서도 공격력을 뽐내며 3-1로 승리했다. 3골을 터트려 다득점에서 앞선 까닭에 똑같이 1승씩을 거둔 성남FC, 상주상무(이상 2골), 전북현대(1골)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제주는 이날 공격적 포메이션인 4-3-3을 가동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권순형(30)에게 맡겼고, 외국인선수 마르셀로(30)와 송진형(29)을 공격 2선에 배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권순형과 송진형은 나란히 도움 1개씩을 올리는 등 팀의 공수를 조율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1골을 내주긴 했지만 허리라인이 든든하게 받쳐준 덕분에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제주는 지난 시즌 팀의 중심을 이뤘던 선수들이 대거 이적하면서 공격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중국 슈퍼리그(1부리그) 옌볜으로 이적했고, 팀 내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11골·11도움)를 올렸던 용병 로페즈는 전북으로 떠났다. 특히 대체자원을 구하기 쉽지 않은 윤빛가람의 빈 자리가 커 보였다. 그러나 권순형이 이를 훌륭하게 메워주면서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권순형과 송진형은 포지션의 특성상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한다. 수비라인이 대거 바뀐 제주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수비수들뿐 아니라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해줘야 한다. 팀의 허리를 책임지는 권순형과 송진형이 개막전처럼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낸다면 제주의 올 시즌 전망은 한층 밝아질 수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