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독립영화 ‘수색역’, 충무로 샛별 탄생을 기대해

입력 2016-03-15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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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일이 안 풀릴 때가 있다. 한번 엉켜버린 실타래는 꼬이고 꼬여 시작점을 찾을 수 없게 뭉쳐버린다. ‘수색역’은 그런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 CGV 용산에서 열린 영화 ‘수색역’ 언론시사회에는 최승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맹세창, 공명, 이태환, 이진성이 참석했다.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었다는 최승연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작년에 영화를 포기해야 하나, 다른 일을 찾아야하나 고민하던 중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개봉 지원을 받게 됐다”며 “추운 날 스태프들, 배우들과 고생하면서 찍은 작품이 개봉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최승연 감독 못지않게 배우들 역시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맹세창은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추울 때 촬영해서 많은 애정이 가는 작품”이라며 “근래에 비슷한 청춘물이 꽤 많이 개봉하는데 우리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환은 “울고 웃으면서 함께 촬영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고, 이진성은 “아직 신인이라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네 배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맹세창은 “감독님이 나를 미리 생각하고 쓰셨다고 하셔서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이입해서 볼 수 있었다”고 했고, 공명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재밌었고 남자로서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상우라는 역할이 나에게는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승연 감독과 네 배우는 촬영장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언론시사회 내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맞장구치며 찰떡호흡을 선보였다. 특히 맹세창은 마이크를 거꾸로 잡은 최승연 감독을 다독이며 베테랑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저예산 독립영화지만 ‘수색역’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슬프도록 암담하고 참담한 이야기에는 개봉을 원하는 신인 감독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담겼고, 이는 고스란히 보는 이들에게 전해져 온다.

또한 신예 배우들의 진심이 담긴 절실한 연기는 영화 상영 내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또 하나의 충무로 샛별 탄생을 예고했다.

‘수색역’을 관람한 관객들은 많은 생각을 안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극장 밖을 나설 수밖에 없을 테지만 그 생각의 소용돌이 속 관객들이 깨닫는 감정의 여운은 아마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수색역’은 약 1억 5천만 원의 적은 제작비로 90년대 후반의 수도권의 끝자락인 수색동의 추운 배경을 중심으로 한 독립영화로, 세계8대 영화제인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아역배우 출신 맹세창, 배우그룹 ‘서프라이즈’의 공명과 이태환, ‘귀향’ 분숙 역에 김시은까지 어린 배우들이 만만치 않은 연기력으로 극 전체를 쉬지 않고 끌고 가는 영화 ‘수색역’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김미혜 기자 roseli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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