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지우·임순례 감독 ‘또 한번의 도전’

입력 2016-03-17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죽여주는 여자’-영화 ‘4등’(아래). 사진제공|카파플러스·정지우필름

영화 ‘죽여주는 여자’ 저예산 3D 제작
1등 지상주의 비판 ‘4등’ 순제작비 6억

작은 규모의 영화에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낸 감독들의 과감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정지우 임순례 등 실력을 인정받아온 연출자들이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상업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았지만 한 번쯤 주목해야할 소재, 이를 넘어서는 장르의 변주가 시도되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단연 주목받는 영화는 이재용 감독이 연출한 ‘죽여주는 여자’다. 몸을 팔아 삶을 잇는 한 늙은 여인의 이야기다. 앞서 ‘두근두근 내 인생’ ‘여배우들’에서 유명 배우를 내세워 상업적 성취를 거둔 이 감독은 이번엔 순제작비 12억 원으로 몸집을 줄였다. 그러면서 3D버전 제작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근래 한국영화에서 찾기 어려운 과감한 시도다.

‘죽여주는 여자’는 2월 열린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진출해 일찌감치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1일 개막하는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

주연배우 윤여정은 ‘여배우들’에 이어 이재용 감독과 다시 만나 ‘모험’과도 같은 연기에 몸을 사리지 않았다. 영화계에서는 벌써 윤여정이 보여줄 파격적인 연기에 대한 기대가 모였고, 고무적인 입소문도 나오고 있다.

‘은교’ 정지우 감독의 선택도 주목할 만 하다. 4월 개봉하는 ‘4등’은 순제작비 6억원으로 완성한 영화. 주인공 수영선수를 통해 1등 지상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수영에 재능이 있지만 출전하는 대회마다 4등에 그치는 주인공과 1등을 향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관계를 비추면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정지우 감독은 앞서 ‘은교’를 통해 신인배우 김고은을 발굴했고, 동시에 노년의 욕망을 극적으로 풀어내 실력을 증명한 연출자다. 새로 내놓는 ‘4등’은 ‘은교’는 물론 앞서 연출했던 ‘해피엔드’ 등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작품이지만, 정 감독은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임순례 감독은 제작자로 나섰다. 류준열과 지수 주연으로 24일 개봉하는 ‘글로리데이’다. 이미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을 통해 남자들의 이야기를 펼쳤던 임 감독은 이번에는 신인인 최정렬 감독과 연기자들의 도전을 물심양면 도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