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오리온 챔프전의 화두 ‘트래시 토크’

입력 2016-03-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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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전태풍. 스포츠동아DB

KCC 전태풍. 스포츠동아DB

KCC 전태풍, 오리온 잭슨에 심리전 구사

농구는 신체접촉이 빈번한 종목이다. 이 때문에 선수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특히 같은 포지션에서 매치업을 이루는 선수들끼리는 ‘트래시 토크(trash talk·경기 중 상대 선수를 위협하는 말)’를 주고받는 경우도 흔하다.

KCC-오리온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에선 KCC 전태풍(36)과 오리온 조 잭슨(24)의 트래시 토크가 시리즈 내내 화두가 되고 있다. 1월 20일 정규리그 5라운드 맞대결에서도 트래시 토크를 주고받았던 둘은 챔프전에서도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전태풍은 17일 챔프전 미디어데이 때부터 “잭슨은 애기다. 내가 대학생 때 초등학교를 다니던 꼬마다. 침착하게 대처해서 잭슨의 뚜껑이 열리도록 하겠다”며 선제공격을 했다. 잭슨은 21일 2차전 2쿼터 후반 전태풍과의 트래시 토크 이후 얻은 자유투 2개를 연거푸 놓치는 등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에는 냉정을 되찾아 3쿼터에만 11점을 집중시키며 트래시 토크를 경기력 향상의 계기로 삼아 팀의 99-71 대승을 이끌었다.

트래시 토크는 상대의 심리를 흔드는 수단이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가드로 활약했던 게리 페이튼은 “트래시 토크는 승리를 위한 또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자신보다 여섯 살 많은 존 스탁턴과의 매치업 도중 “이봐 늙은이, 지금 내 손이 보여?”라고 말하는 등 트래시 토커로 악명이 높았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현역시절 트래시 토크로 상대 선수를 자극하는 데도 능했다. 그는 ‘너는 나를 알겠지만, 나는 너를 몰라’라는 식으로 신인들의 자존심을 긁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상대는 반드시 복수를 했다. 조던이 선수생활 말년 점프슛 비중이 높아지자 당시 시애틀 감독이던 조지 칼은 “조던은 단지 점프슈터에 지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이에 조던은 시애틀전에서 점프슛으로만 48점을 올려 칼 감독의 혼을 쏙 빼놓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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