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박진감 넘친 수원FC-광주 ‘승격팀 매치’

입력 2016-04-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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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현이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홈경기 종료 직전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뒤 동료 품에 껑충 뛰어올라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1년 사이 두고 챌린지PO 거쳐 승격
탄탄한 조직력·빠른 템포 축구 비슷
심판위원장 “굉장히 매력적인 경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FC와 광주FC는 여러모로 닮았다. 비록 강등 경험의 차이는 있어도 ‘시민구단’이라는 뿌리는 물론 승격까지의 과정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두 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라운드 맞대결은 큰 관심을 끌었다.

2014시즌 광주는 챌린지(2부)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쳤다. 플레이오프(PO) 시리즈에 도전할 자격은 주어졌으나 클래식 복귀의 길은 험난해 보였다. 그러나 강원FC, 안산 무궁화(경찰청)를 따돌리고 승강 PO에 오르더니 클래식 11위 경남FC까지 제압했다. 1년 뒤 새 역사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실업축구부터 차근차근 프로화의 단계를 거친 수원FC는 지난해 챌린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고, PO에서 서울 이랜드FC와 대구FC를 물리쳤다. 결국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PO를 통해 가시밭길을 꽃길로 바꿨다.

공통점은 또 있다. 탄탄한 조직력, 빠른 템포와 리듬을 강조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다. 묵묵한 뚝심으로, 뚜렷한 팀 컬러를 유지한 양 팀이다. 처음으로 클래식 수원FC 원정을 온 광주 남기일 감독은 “상대는 지난해부터의 흐름이 있다. 우리 역시 이를 경험했다. 준비를 보다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홈팀 조덕제 감독은 “서로 많이 뛰는 팀이다. 챌린지에서도 광주를 쉽게 이기지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오랜만의 재회, 승부는 치열했다. 평소보다 많은 물이 뿌려지고 아침부터 내린 비로 촉촉한 그라운드에서 작은 전쟁이 펼쳐졌다. 조 감독은 “승점 1은 필요 없다.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말로, 남 감독은 “원정이지만 볼 점유를 늘리고 분위기를 이끌어가겠다”며 필승의지를 불태웠다. 벤치의 열망은 내용으로 증명됐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3골이 터졌다. 특히 상대 문전에선 반드시 슛을 하려는 적극성이 돋보였다. 양 팀 통틀어 슛 22회(유효 16회)가 나왔다. 현장을 찾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영증 심판위원장도 “승리의지가 반영된 굉장히 매력적인 경기였다”고 호평했다.

후반 3분 정조국이 3경기 연속이자 시즌 4호 골을 넣으며 광주가 리드했으나, 후반 37분 오군지미와 44분 이승현의 골로 수원FC가 역전했다. “100% 컨디션이 아니라 20∼25분 정도 투입할 계획”이라던 외국인 공격수 오군지미가 30분 이상 뛰며 수원FC의 2골에 전부 관여했다. ▲11승 이상 ▲9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3경기 연속무패(1승2무)를 내달린 조 감독은 “아직 명문 팀들을 만나지 않았다”며 담담하게 클래식 첫 승 소감을 밝혔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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