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 품은 류중일…감당할 수 있을까

입력 2016-04-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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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비난 여론과 맞서야…본격 수사 진행 땐 최악

매우 어려운 결정을 했지만, 그로 인해 더 큰 고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의 모습이 딱 그랬다.

이날 안지만(33)은 1군에 등록됐고, 윤성환(35)은 6일 1군 등록 후 곧장 수원 kt전에 선발등판한다. 이로써 류 감독과 삼성은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를 다시 얻었다. 그러나 눈앞에 서있는 상대팀보다 몇 천배, 몇 만배 더 무서운 민심을 이제 감당해야 한다.

류 감독은 “미디어데이(3월 28일) 때 밝혔던 것처럼 개막 3연전 중 윤성환과 안지만을 1군에 합류시키고 싶었다. 그동안 퓨처스(2군)팀에서 대학팀 등과 다양한 연습경기를 하며 언제라도 1군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을 유지해왔다. 또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그라운드 안에서 역할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그러나 야구팬 여러분들에게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야유도 나올 것이다. 극복하고 버텨내야 할 부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프로야구팀 감독은 많은 승리와 우승을 원한다. 류 감독은 경찰 수사가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자, 구단 내 그 누구도 책임지고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이 먼저 취재진을 찾아 “선수생명 등을 생각해 복귀시키기고 싶다”고 밝혔다. 평소 성격대로 방관하거나 회피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류 감독은 현장 지휘관으로서 윤성환과 안지만을 품었고, 이제 비난여론 앞에 맨 몸으로 서게 됐다. 만약 앞으로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큰 고난과 마주하겠지만, 어찌 보면 감독으로서 ‘최선의 악수(惡手)’를 택한 것인지 모른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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