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천인공노할 아동학대의 숨겨진 이야기

입력 2016-04-05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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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에서 아동학대 사건들을 다룬다.

5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아동학대의 어두운 이면에 대해 심층 분석한다. 지난해 12월, 맨발에 허름한 옷차림의 11살 소녀가 발견됐다. 친부의 학대에 시달리다 집을 탈출한 아이는 불과 16kg이었다.

아이는 2년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지만, 아이를 찾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회적으로 충격을 준 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는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후, 아동학대 사건들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5년 만에 밝혀진 죽음 - 사라진 아이와 파묻힌 진실

2011년 12월 25일, 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안승아 양은 차디찬 땅 속에 묻혔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후 비로소 승아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졌다.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아이를 고아원에 버렸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친모 한씨는 조사를 받고 돌아온 그날 밤, ‘남편은 아무 잘못이 없고 모두 내 잘못이다.’ 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계부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가해자가 되었다.

안승아 양의 죽음을 밝혀낼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이고 확실한 증거는 안양의 ‘시신’뿐! 경찰은 안승아 양이 묻혔다는 충북의 한 야산을 수색했지만 계부가 검찰에 송치되기 전까지 끝내 시신은 나오지 않았다.


승아의 억울한 죽음, 진실은 어디에...

안승아 양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는걸까? ‘PD수첩’ 제작진은 계부의 전 직장동료를 만났다. 승아양이 2011년에 살해당했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지인. 그를 통해 우리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013년 어느 날, 계부의 SNS에 가족사진이 올라왔다고 한다. 안씨는 한 아이를 가리켜 큰 딸 승아라고 소개했다. 그 이후에도 안씨는 딸이 둘이라는 얘기를 종종 했다고 한다. 지인의 기억 속 의문의 사진 한 장...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승아는 그 날, 어떻게 살해당했나?

계부 안씨가 검찰에 송치되는 당일, 제작진은 안씨를 찾아온 친구를 우연히 만날 수 있었다. 계부는 친구에게 집 처분과 폐차를 부탁했다고 한다. 안씨는 왜 하필 그날, 폐차를 시켰어야 했을까?

계부는 그 차량으로 안승아양의 시신을 옮겼다고 진술했다. ‘PD수첩’ 제작진이 안씨의 차량등록원부를 확인한 결과, 차량의 구입시기는 2011년 6월이었다. 안승아 양의 사망 시기는 2011년 12월. 왜 경찰은 차량을 증거로 확보해놓지 않았던 것일까?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계부의 번복되는 증언과 주변사람들의 기억, 경찰의 수사를 통해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의 기록을 추적했다.


‘비극’을 부르는 아동학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2015년 7월, 한 허름한 단칸방에서 허군의 엄마 변모씨는 아이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아이의 입을 스타킹으로 묶었다. 그렇게 29개월 된 허군은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허군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3번이나 있었다.

부모가 폭력을 동반하지 않았다는 이유, 잘 키우겠다고 약속을 받았다는 이유로 다시 집에 돌려보낸 경찰과 아동보호기관. 비극을 만든 것은 아이의 부모였지만 비극을 막지 못한 것은 우리였다.

한편 ‘PD수첩’에서는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학대아동 보호와 예방을 위해 갖춰야할 제도와 자세가 무엇인지 모색해본다. 5일 밤 11시 10분 방송.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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