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하늘의 별을 딴 거다. 그만큼 힘든 과정을 이겨낸 거다. 도전정신에 박수를 치고 싶다.”
‘하늘의 별을 딴 거다’고 극찬한 주인공은 이대호(34·시애틀)였다. 최희섭은 5일(한국시간) 이대호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대타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순간을 보며 깊은 감회에 잠겼다. 이대호가 얼마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빅 리그 무대에 섰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199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후 마이너리그에서 고된 수련을 받았고, 200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홈런실력으로 리그 최고 유망주로 꼽혔지만 뇌진탕 부상의 영향으로 2007년을 끝으로 국내로 돌아왔다. 스스로 스프링캠프 경쟁에서 탈락한 적도 있었고, 뛰어난 베테랑 선수들을 제치고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로스터 경쟁은 상상 이상이다. 미국에서 뛸 때 수 없이 많은 초청선수들을 봤다. 그러나 캠프 마지막 날까지 남아있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40인 로스터가 아니라 초청 선수로 캠프에 참가해 25인 로스터에 진입해 개막전까지 뛴다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경우다. 그만큼 이대호가 시애틀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였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며 “특히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것을 이뤘고, 보장된 막대한 연봉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순고한 도전 정신을 보여줬다.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