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웃사이더 “나의 음악 정체성, 주인공 아닌 외톨이”

입력 2016-04-07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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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come Stronger’ 아웃사이더 음악의 정체성
◆ “과거 송중기와 ‘외톨이’ 무대, 신나고 즐거웠다”
◆ “‘쇼미더머니’ 이제는 다시 나갈 수 있다”


“지난 10년간 팬이라는 한 분이 장문의 쪽지를 보냈어요. ‘넌 이제 한물 간 것 같다. 이대로 있다가는 요즘 뮤지션들에 의해 밀려나고 도태될 것이다’라는 불만과 안타까움이 섞인 내용이었죠. 그 메시지를 받고 머리를 쿵 맞는 느낌이었어요. 한동안 그러한 나 자신을 부정하면서 살았거든요. 그러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결국은 그 팬 덕택에 이 앨범을 완성하게 됐어요.”

‘스피드 래퍼’ 아웃사이더가 정규 4집 ‘오만과 편견’ 리패키지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온전히 아웃사이더의 음악과 사상, 그 이름의 존재를 갈망하는 이들에 의해서 재탄생됐다.


◆ ‘Become Stronger’ 아웃사이더 음악의 정체성


“리패키지 앨범이지만 사운드와 재녹음작업을 많이 했어요. 1, 2번 트랙이 신곡인데 그 중‘Become Stronger’는 앨범 타이틀이기도 해요. 지금 제 모습의 정체성을 담은 곡으로 나 자신을 완전히 인정하게 된 계기에서 시작한 음악이죠. 1절은 팬이 보낸 메시지를 토대로 만들어졌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내 선택에 후회 없이 갈 때까지 가보겠다는 내용을 담았어요.”

음반의 재킷 역시 아웃사이더 음악의 정체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아웃사이더는 음반 재킷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앨범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애정을 표출했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았어요. 구상은 제가 직접하고 아트웍하는 친구와 함께 피카소 느낌으로 그렸죠.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나의 자세와 한편으로는 음악을 하면서 가지는 슬픔, 지휘봉을 잡고 지휘를 하는 영광의 시대와 끊임없이 투쟁하는 음악시장에 대한 모습, 아기를 키워야하는 가장인 나와 음악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녹여냈어요. 음악을 하는 가수이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남편, 아버지이기도 하니까요.”

최근 4년 동안 아웃사이더에게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군 입대와 제대, 소속사 분쟁으로 인한 법정공방, 결혼과 출산 등 남들이 한 번에 체험할 수 없는 일들을 동시에 겪었다.

“저 중에 하나만 겪어도 이겨내기 힘들 텐데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죠. 그래도 돌아보니 음악으로 사랑받고 성공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고 남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결혼을 하고 아기를 갖게 되니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나, 항상 곁에 있는 아빠가 되자고 결심했어요.”


◆ “과거 송중기와 ‘외톨이’ 무대, 신나고 즐거웠다”


어느덧 데뷔 13년째를 맞이한 아웃사이더 음악의 가장 주된 정서는 외로움이다. 그러한 감정적인 흐름이 가장 잘 녹아든 곡이 바로 ‘외톨이’다. 여전히 음원사이트와 노래방에서 인기곡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외톨이’가 발매된 지 벌써 7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노래방에서 50위 안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노래방이라는 공간은 스트레스를 풀고 추억을 나누는 공간이니까 그런 곳에서 나의 노래가 불려 진다는 것이 아티스트로서 너무 행복해요. 노래방에 가면 잘 안 부르는데 매번 친구들이 예약을 해줘요. 10곡 넘게 예약을 해주더라고요. (웃음) 그러다보니 안부를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죠. ‘외톨이’는 내게 인기곡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넘어야할 산이기도 해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톨이’와 관련된 과거 영상들도 주목받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주연 송중기가 과거 아웃사이더와 부른 ‘외톨이’ 합동무대가 재조명됐다.

“당시 송중기 씨가 KBS ‘뮤직뱅크’ MC였어요. 회식자리에서 ‘외톨이’가 좋다고 같이 해보자고해서 무대가 성사됐어요. 송중기 씨도 ‘외톨이’를 정말 좋아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죠. 송중기 씨는 양면적인 매력이 있더라고요. 섬세하고 여성스러워 보이지만 터프한 부분도 있었어요. 이러한 매력이 이번 드라마에서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

최근 아웃사이더는 6년 만에 음악방송에 출연하며 히트곡 ‘외톨이’와 함께 신곡 ‘피고 지는 날들’ 무대를 선보였다. 전혀 녹 쓸지 않은 속사포 랩으로 화려한 무대매너를 발산했다.

“떨렸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6년 만의 음악방송이라 설렌 마음이 컸어요. 음반 발매에 앞서 미리 무대에 오른 것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를 좋아해줄까, 어떤 모습으로 봐줄까’라는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 대중과 소통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2절에서 한 군데가 틀렸어요. 두 단어를 틀렸는데 노하우로 다른 단어로 급 바꾸고 금방 페이스를 찾았죠. (웃음)”


◆ “‘쇼미더머니’ 이제는 다시 나갈 수 있다”


아웃사이더는 자신의 음악뿐만 아니라 후배 뮤지션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피고 지는 날들’에는 라뮤즈가 참여했고, 신곡 뮤직비디오에는 과거 ‘슈스케’ 출신 장문복이 출연했다.

“‘힙통령’으로 불리는 장문복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어요.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힙합에 대해 진지하고 확고한 신념이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걸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정도의 프로듀서가 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뭔지 파악하고, 그 사람만이 갖고 있는 능력을 꺼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주입하는 게 아니라 원석 자체를 발굴할 수 있는 그런 프로듀서가 꿈이에요.”

100회가 넘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청소년 멘토로 활약 중인 아웃사이더는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 음악방송뿐만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디든 출연할 예정이다.

“‘쇼미더머니’도 이제는 즐겁게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투가 아닌 놀이터에 간다는 생각으로 즐거운 무대를 꾸미고 싶어요. 특히 ‘마리텔’에 가장 출연하고 싶어요. 랩과 발음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싶은 게 많거든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음악만은 놓치지 않으려고요. 음악적으로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여전히 잊혀 지지 않는 외톨이,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어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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