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혜교 / 사진제공=UAA
송혜교로 사는 건 어떤 느낌일까? 화려한 스타 생활에 도취해 자아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데뷔 20년 차 송혜교는 오히려 대중이 바라보는 그녀 스스로를 정확하고 솔직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친구가 많았는데 나이 들수록 인간 관계가 좁아지더라.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다 받아줄 수 있는 사람만 만난다. 모든 걸 조심하다보니 그렇게 변했다”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간다. 연예인이고 배우이기 때문에 많이 달라 보일 뿐 나는 평범한 30대 여자”라고 말했다.
“새침데기, 내숭 떠는 여배우로 저를 많이 봐주시죠. 하지만 실제 성격은 오히려 남성적이에요. 그래서 여성 팬들이 더 많은가봐요. 털털하고 말도 머슴처럼 하죠. 주변에서 예쁘게 말하라고 할 정도에요. 공식석상에서는 저도 연예인이니까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해서 성격대로 못 할 때가 있어요. (웃음) 그런 점에서 ‘태양의 후예’에서 연기한 강모연 캐릭터를 통해 갈증을 풀었죠. 틱틱, 툴툴 이야기하는 거랄까요?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배우 송혜교 / 사진제공=UAA
“‘송혜교 연기가 또 나아졌네, 깊어졌네’라는 평가를 받으면 만족해요. 퇴보하지만 않으면 좋겠습니다. 연기는 지금도 어렵고 앞으로도 어려울 거예요. 어렸을 때는 마냥 30대가 돼 경험이 많아지면 쉽게 연기를 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더 떨리고 긴장되고 캐릭터 소화에 대한 스트레스도 엄청나죠. 특히나 ‘태양의 후예’는 저에게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후 3년 만의 복귀 작이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태양의 후예’가 마지막 작품일 수 있겠다는 각오로 임했죠. 크게 성공해서 그 어느 때보다 감사했어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행복하면서도 죄송스러웠던 묘한 감정이 드는 시기였어요.”

배우 송혜교 / 사진제공=UAA
“저도 여자인지라 TV 화면에 나오는 유시진, 송중기 정말 좋아했어요. 같이 촬영한 동생이지만 완성된 장면을 보니까 떨리더라고요. 그래서 그가 하는 대사도 전혀 오글거리지 않았죠. 딱 하나, ‘인형, 미인형, 당신의 이상형’ 이라는 제 대사가... 연기할 때 괴로웠습니다. (웃음) 솔직히 제가 20대였으면 당당하게 했을 텐데 이 나이에 잘못했다가는 시청자들이 부담스러워할 거 같았어요. 요즘 20대 여배우들 중에 예쁜 분들이 많잖아요. 감정씬보다 그런 유머 있는 장면들을 찍을 때 너무 귀여운 척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오히려 감정 연기를 할 때는 ‘내가 이렇게 울면 얼굴이 미워보일거야’라는 등의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요. 완벽하게 몰입해야하는 성격이거든요.”

배우 송혜교 / 사진제공=UAA
“결혼 생각이 해야 할 나이죠. 생각이 왔다 갔다 합니다. 어떤 날은 ‘시집가야하는 나이인데...’ 또 어떤 날은 ‘혼자가 편한데 굳이?’, 어떤 날은 ‘하긴 해야지...’라는 생각이죠. 그래도 하긴 해야겠죠? (웃음) 하지만 우선은 이번 ‘태양의 후예’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기억할거고 더 노력해서 다음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사람으로서도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거고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