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시애틀 이대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기회만 주면 밥값은 한다. 미네소타 박병호(30)와 시애틀 이대호(34)가 27일(한국시간) 나란히 선발 출장,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들쭉날쭉한 경기출장 속에서도 타격 페이스를 잃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박병호는 홈구장 타깃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전에 6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다. 안타 두 방이 모두 2루타라 강렬했다. 지명타자를 대신해 투수가 타석에 서는 내셔널리그 팀과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거의 나서지 못했던 박병호는 채 타격감이 돌아오지 않은 듯, 26일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바로 회복했다. 19∼20일 밀워키전에 이어 시즌 3번째 멀티히트 경기였다.
박병호는 1-1로 앞선 2회 클리블랜드 선발 코디 앤더스의 94마일(시속 151km)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커트 스즈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4회에는 그동안 약점을 보였던 구질인 체인지업(시속 137km)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뽑아냈다. 또 스즈키의 적시타가 나와 박병호는 득점을 추가했다. 시즌 7득점째.
타점 찬스였던 5회 2사 1·2루에서는 유격수 직선타로 아쉽게 아웃됐다. 8회에는 삼진이었다. 미네소타는 9회말 미겔 사노의 끝내기 안타로 6-5로 이겼다.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
박병호의 타율은 0.236(55타수 13안타)로 상승했다. 13안타 중 4개가 홈런, 4개가 2루타다. 장타율 0.527로 트레버 플루프(0.535) 다음으로 팀 내에서 높다.
시애틀 이대호도 휴스턴과의 세이프코필드 홈경기에 8번 1루수로 나서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멀티히트다.
이대호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빛난 휴스턴 좌완선발 댈러스 카이틀을 맞아 3회 첫 타석은 2루 땅볼로 아웃됐지만 5회 1사 1루에서 내야안타를 쳐낸 뒤 홈을 밟았다.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시애틀 타선은 7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11-1 대승을 거뒀다. 8회 유격수 땅볼 아웃된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286 (21타수 6안타)로 올라갔다. 시즌 득점은 4점이 됐다. 24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3일 만의 출전이었음에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