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포문을 열었던 천정명(무명 역)의 가슴을 파고드는 내레이션과 감각적인 몽타주, 그리고 거대하고도 웅장한 성과 같은 궁락원에서 이뤄졌던 천정명과 조재현(김길도 역)의 만남은 초반부터 보는 이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특히 “혹시 전에 만난 적 있던가요?”라고 건넸던 조재현의 대사는 두 남자의 악연과 앞으로 벌어질 수많은 사건들을 암시하며 순식간에 몰입도를 높였다.
이들의 인연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1970년도부터 시작됐다. 한 번 보면 무엇이든 완벽하게 흉내 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던 김길도(바로, 조재현 분)가 무명(천정명 분)의 아버지 하정태(조덕현 분)를 죽여 그의 재능,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되며 뒤틀린 인연이 물꼬를 튼 것. 해당 대목에선 김길도의 청년 역할을 맡은 바로의 물오른 연기력이 초반 집중도를 완벽하게 배가시켰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후 하정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길도는 다시 한 번 그를 찾아가 죽였고 무명은 한 순간 부모를 잃은 고아 신세가 됐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아무런 죄책감이 없었던 김길도는 보는 이들을 소름끼치게 했고 불길 속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빼앗긴 무명의 절규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약 30년을 넘나드는 시간들을 아주 촘촘하고 빠르게 담아낸 연출력 역시 돋보였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신선하고 감각적인 연출과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영상 구도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는 반응. 이는 웰메이드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알리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뿐만 아니라 방송 말미엔 각자의 사연을 안고 보육원에서 만난 무명, 채여경(정유미 분), 박태하(이상엽 분), 고길용(김재영 분), 이 네 사람에게도 앞으로 어떤 사건들이 닥쳐올지 궁금증을 불어넣었다.
한편, 어제 방송에서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조재현이라는 것을 직감한 천정명이 분노에 가득 찬 표정으로 칼을 움켜쥔 채 엔딩을 맞았다. 때문에 본격적인 28일 방송될 2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 2회는28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