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발진 방어율 3.57 팀2위
시즌 전만 해도 SK는 5강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호화멤버를 갖추고 우승후보로 불렸던 지난해 5위에 머물면서 1경기로 가을야구를 마감한데다, 전력보강 없이 전력유출(FA 정우람·윤길현)만 있었기 때문이다.
개막전부터 5경기에서 1승4패를 거둘 때만 해도 예상이 정확히 들어맞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4연승을 두 차례하면서 순식간에 꼴찌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2연승 2차례를 했고, 시즌 초 3연패 이후 연패도 없었다. 개막 후 kt와 롯데 상대로 1승2패한 뒤, 지난달 26∼28일 선두 두산에 1승2패하기 전까지 5차례나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SK 김용희 감독은 “1승4패로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본 4월 고공비행의 계기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투수진이 안정된 게 터닝포인트였다. 또 팀 타율(0.263·9위)이 다소 낮았지만 장타력 덕분에 공수에서 안정됐다”고 답했다.
SK는 팀 방어율 3.72로 3위에 올라있다. 이중에서도 선발 방어율은 3.57로 2위다. 김광현과 메릴 켈리, 크리스 세든, 박종훈으로 이어지는 4선발이 탄탄하고, 최근 윤희상 대신 5선발로 들어온 문승원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144경기 체제에서 ‘선발야구’는 강팀의 최우선 조건이다.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타선 역시 무섭다. 김 감독은 “팀 타율이 좀 더 올라갔으면 좋겠지만, 연결력이 있어서 괜찮았다. 또 우리처럼 작은 구장을 쓰는 팀은 장타력이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홈런으로 대량득점이 많이 나고, 한 번에 따라잡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대체 선수’와 ‘희생’도 반등의 비결로 봤다. 5선발이 된 문승원이나 내야수 헥터 고메즈의 공백을 메우는 최정민, 그리고 지난달 30일 역대 4번째로 희생번트 200개를 달성한 조동화를 언급했다. 그는 “선수가 빠졌을 때 잘해준 선수들이 고맙다. 최정민이나 문승원 등 선수들이 서로 공백을 메워줬다. 조동화의 희생번트 200개도 희생정신 등 팀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