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 사춘기, 사진|쇼파르뮤직
고등학교 동창 안지영과 우지윤으로 구성된 어쿠스틱 듀오 볼빨간 사춘기는 4월 22일 귀엽고 재기발랄한 음악으로 꽉꽉 채워넣은 Half Album 'RED ICKLE'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정식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팬이라면 볼빨간 사춘기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볼빨간 사춘기는 Mnet '슈퍼스타K6'에 출연해 슈퍼위크까지 진출한 경력이 있기때문이다.
다만 '슈퍼스타K6' 출연당시에는 4인조 혼성밴드였지만, 막상 데뷔 앨범에 와서는 어쿠스틱 여성 듀오로 변신했다는 것이 큰 차이이긴 하지만 말이다. 밴드 구성의 변화에 대해 안지영은 "나머지 멤버는 학업에 뜻이 있어 둘이 데뷔를 하게 됐다"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멤버 수는 줄어들었지만 볼빨간 사춘기 특유의 에너지와 매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늘어난 느낌이다.
안지영의 귀엽고 상큼한 목소리는 변한없이 매력적이며, 우지윤은 기타와 베이스, 서브 보컬에 랩까지(심지어 '보컬 스틸'곡도 있다)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으로 각 곡을 탄탄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
'RED ICKLE'에 대해 우지윤은 "앨범명이 'RED ICKLE'인데, 'ICKLE'이 사전적으로 진짜 정말 엄청나게 귀여운 아이들을 가리킨다. 물론 우리를 말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지영은 "사춘기라는 게 순수하고, 솔직하고, 미숙하고, 그렇지 않나. 그런 노래들을 하고 싶었다. 솔직한 감정들을 담았고 '볼빨간'은 우리를 귀엽게 만드는 수식어다"라며 "내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는데, 여자들끼리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여자들끼리 만나면 대부분 연애 이야기지 않나. 그런 것들을 소스로 소녀들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았다. '솔직함', 그런 감성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볼빨간 사춘기, 사진|쇼파르뮤직
'솔직함'이 앨범의 메인 테마와 콘셉트인 만큼 'RED ICKLE'은 전곡이 안지영과 우지윤의 자작곡이다. 안지영은 "1년 반정도 앨범 준비를 했다. 사실 처음에는 좀 힘들었다. 음악적 색깔이나 그런걸 잡기 힘들었는데, 연습도 하고 자작곡도 매일 써내고 하니까 많이 자리를 잡은 거 같다. 수록곡 중 '초콜릿'은 고등학교때 만든 거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처음부터 자작곡으로 앨범을 낼 것을 준비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안지영과 우지윤은 "지금회사에서 처음 곡을 준비해 오라고 해서 커버곡을 준비했는데, 자작곡 써 보는게 어떻냐고 하더라. 그래서 원래 썼던 거랑 해서 보내줬는데, 독특해서 좋다고 했다"라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가 경상북도 영주시 출신인데,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공연도 안하고 영주시에서 버스킹만했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 와서 혼도 많이 났다. 그래도 자작곡을 쓰고, 페스티벌이나 공연도 많이 보고 하면서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에 볼빨간 사춘기의 소속사인 쇼파르뮤직의 관계자는 "준비 기간 동안 숙제처럼 일주일에 한 곡씩 무조건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미숙한 곡도 많았다. 그런데 고등학생부터 스무살까지 다양한 느낌이 담겨 있더라. 그런 감성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다"라고 거들었다.
어쨌든 이런 혹독한(?) 시간을 견뎌낸 끝에 볼빨간 사춘기는 싱어송라이터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은 앨범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RED ICKLE'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볼빨간 사춘기의 음악은 통통튀는 스타일로 인해 얼핏 10cm나 악동뮤지션, 신현희와 김루트와 같은 어쿠스틱 듀오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이 당돌한 소녀 듀오는 이들의 음악과 자신들의 음악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안지영은 "딱 이 나이때 할 수 있는 가사가 많다. 우리는 풋풋하고 순순한 느낌이다"라며 "악동뮤지션과는 색깔이 다르다. 음악적으로 닮았다는 생각을 안해봐서 정확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우리는 (악동뮤지션보다)좀 더 귀엽고 소녀스러운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안지영과 우지윤이 직접 밝힌 볼빨간 사춘기의 음악스타일은 팝적인 사운드다. 우지윤은 "추구하는 스타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거 같다. 다만 멤버가 둘로 줄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게 달라진 거 같다"라며 "처음 데모곡은 스타일이 지금과 또 달랐다. 바닐라맨이 편곡을 하면서 지금의 앨범이 완성됐다. 그 과정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레퍼런스로 잡았다"라고 말했다.
볼빨간 사춘기, 사진|쇼파르뮤직
이어 안지영은 "회사에서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굳이 인디니, 메이저니 그런 걸 구분하려 하지 않는다. 양쪽 팬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음악방송에 나가서 알리기도 많이 알리고, 페스티벌과 같은 공연 무대에도 많이 나가려고 한다"라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밝혔다.
이제 오디션 참가자가 아니라 정식 가수로 데뷔한 볼빨간 사춘기는 의욕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미 Half Album에 이은 Full Album의 발매도 준비중이며, 그린플러그드와 레인보우아일랜드 페스티벌 등의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우지윤은 "'사춘기'라고 하니 나중에 30대, 40대가 돼도 계속 사춘기냐고 묻기도 한다. 우리가 사춘기라는 뜻이 아니라 그때의 감성을 표현하고 싶은 거다. 옛날 추억이라기보다 그때의 순수함 같은 것이다. 이번 앨범은 1년 동안의 결과물이니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볼빨간 사춘기가 할 수 있는 음악을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한다"라고 볼빨간 사춘기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안지영은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 페이스북 '좋아요'가 300명이었다. 그런데 '슈퍼스타K6'에 나오고 '좋아요'가 6만명을 찍었다. 그 사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활동을 안하다보니 지금은 5만명으로 줄었는데 그마저도 활동을 안한다. 5만명이 있는데 게시물을 올려도 '좋아요'가 열 몇개 밖에 안된다"라고 팬페이지 인원들의 더욱 활발한 피드백과 활동을 호소해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안지영은 곧 "그만큼 관심가져준 분들이 많았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 그분들에게 기대치만큼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도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수습을 해 이날의 인터뷰는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RED ICKLE, 사진|쇼파르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