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영화 ‘곡성’…3가지를 묻다

입력 2016-05-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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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의 한 장면. 사진제공|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

‘곡하는 소리’를 뜻하는 제목 그대로다.

‘추격자’와 ‘황해’의 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곡성’(제작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이 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배우 황정민과 곽도원, 천우희 등 연기파의 참여, 할리우드 스튜디오 이십세기폭스(폭스) 제작,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까지 현재 ‘곡성’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한국영화로 꼽힌다.

영화는 외딴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2시간36분을 꽉 채웠다. 팽팽한 긴장감으로 장면마다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수없이 꺼내게도 한다. 설명이 거의 없는 탓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살인이 일어나는 원인을 ‘영적인’ 차원으로 넘겼다. 관객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 나홍진의 복귀

글쎄’…전작 ‘추격자’ 팬에겐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일 수도

나홍진 감독은 ‘곡성’을 만드는 과정에서 폭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창작 권한을 100%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2008년 ‘추격자’를 통해 새로운 스릴러 장르를 개척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그만큼 ‘곡성’은 감독의 색채가 분명하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와 ‘황해’를 만드는 과정에서 ‘곡성’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사건의 피해자가 도대체 어떤 이유로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그 원인을 찾고 싶었다”는 그는 “‘곡성’이 다루는 범주가 현실에만 국한될 수 없었기에 (무당 같은)여러 캐릭터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추격자’의 팬에게 ‘곡성’은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일 수도 있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되지만 어느 부분에서도 시원한 해결이나 그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 연기 앙상블


베스트 오브 베스트…곽도원·황정민·천우희 연기만으로도 굿!

그럼에도 ‘곡성’을 거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황정민과 천우희 등 실력을 마음껏 뽐내는 배우들의 앙상블에 있다. 특히 주인공 곽도원은 그동안 쌓은 실력을 이 한 편에 전부 쏟아 부었다. 이른 감이 있지만 올해 영화 시상식 남우주연상의 유력 후보다.

경찰이라는 직업이 무색할 정도로 겁 많고 정 많은 극중 곽도원은 관할 마을에서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일가족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퍼지는 소문에 점차 빠져 든다. 외동딸마저 이상 증상을 보이자 괴소문의 근원지인 일본인을 찾아내 그에 맞선다.

소탈한 인간미부터 진한 부성애, 악에 받힌 절규까지 곽도원의 변화무쌍한 감정은 영화의 집중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힘이다. 곽도원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내 아이에게 닥친 불행, 가정을 지키려는 의지를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지 염려가 컸다”고 밝혔다.

3. 칸의 선택


감독에 거는 기대…한국적 색채와 스릴러 장르를 넘어선 작품

‘곡성’은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18일 프랑스 칸 현지에서 공개된다. ‘추격자’와 ‘황해’에 이어 나 감독은 연출한 세 편의 영화가 전부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곡성’은 앞선 두 편보다 ‘한국적 색채’가 분명하다. 황정민이 연기한 무당을 통해 토속신앙에 영화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스릴러 장르를 넘어서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한 감독의 신작에 칸 국제영화제가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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