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패 수원FC “막공, 그대로 간다”

입력 2016-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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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조덕제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조덕제 감독 “바꿀 타이밍 아냐”

세상일은 꼭 뜻대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좌절할 수도 있고, 또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 의외로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막내’ 수원FC의 요즘이 딱 그렇다. 정규리그 9라운드까지 1승5무3패(승점 8)로 하위권(10위)으로 뒤쳐졌다. 지난달 30일 전북현대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수원FC는 7일 안방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결에서 2-5로 졌다. 올 시즌 첫 연패.

억울할 법도 했다. 스코어 1-1에서 내준 전반 34분 석연찮은 페널티킥(PK) 판정과 오프사이드에 가까운 상황에서 내준 실점 등이 그렇고, 내용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한 탓이다. 볼 점유시간 37분37초로 26분22초에 그친 상대보다 앞섰고, 점유율도 약 60%-40% 정도로 월등했다. 유효 슛 9회로 6회에 머문 제주를 앞질렀다. 그런데도 3골차로 대패했다.

하지만 수원FC 조덕제(사진) 감독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에서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챌린지(2부리그) 무대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클래식에서는 의욕과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선수단이 느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자꾸 매를 얻어맞아야 내성이 생긴다. 항상 혼만 나면 곤란하겠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단지 투지로만 승리하기 어렵다는 걸 깨우쳤을 것이다.”

사실 제주전을 앞두고 조 감독은 이 부분을 강조했다. 상대 베스트11과 자신들을 비교하며 “제주의 스펙도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다만 볼 터치와 볼 배급, 패스 등 아주 미세한 부분에서 부족할 수 있음을 알리고 이를 염두에 둘 것을 지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우려한 부분들이 발목을 잡았다. 잦은 부상 이탈로 와해된 측면수비, 불편한 판정은 또다른 문제였다. 뼈아픈 90분을 마치고 조 감독은 라커룸에서 회초리가 아닌 짧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패배는 빨리 잊자. 앞으론 보다 많이 생각하고, 날카롭게 상황에 대처하며 영리하게 플레이하자!”

최근 2경기 8실점에도 수원FC는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코칭스태프 내부에서도 스리(3)백 수비 전환을 통해 안정을 주자는 견해도 나왔지만 현 시점에서는 “바꿀 타이밍이 아니”라고 했다. 조 감독은 “1∼2경기 졌다고 팀 기조를 흔들 수 없다. 1라운드(11경기)는 마치고 고려할 문제”라며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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