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5타점!…나성범 괴물모드 뒤엔 김경문 감독 있었네

입력 2016-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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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AL 홈런1위 카노 타격’ 조언 후 반전
주말 2경기 홈런 2방·2루타 2방 불꽃


NC ‘나스타’ 나성범(27·사진)은 7일 마산 LG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렸다. 특히 1회 1사 1루에서 LG 선발 류제국을 상대로 기록한 시즌 5호 홈런은 시속 113km 커브를 쳐낸 것이다. 적장인 LG 양상문 감독조차 8일 NC전에 앞서 “(반발력이 적은) 커브를 쳐서 홈런을 만들어낼 타자는 흔치 않다”고 감탄을 표시했다. 마산구장 중앙 펜스를 넘겼는데 비거리가 120m에 달했다.

나성범은 8일까지 5월 6경기에서 무려 15타점(4홈런)을 뽑아냈다. 8일 LG전에서도 1회 1사 1루에서 터뜨린 중월 1타점 2루타는 LG 중견수 이천웅이 포구하려고 앞으로 나오려는데 정작 타구는 키를 넘겨버렸다. 이천웅의 타구 판단 실수도 있었지만 나성범의 빨랫줄 타구의 힘이 상상을 초월했다. 우익수로서 나성범은 4회초 LG 이병규(7번)의 키를 넘겨 담장을 맞고 나온 타구를 잡아낸 뒤 노바운드로 정확히 2루에 송구하는 괴물 같은 어깨도 뽐냈다. 나성범은 8일 LG전에서도 2루타 2방을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날았다. 마산구장은 “나성범!”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으로 물결쳤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나성범을 NC 김경문 감독은 유독 엄하게 대한다. 그러나 남모르게 아끼는 마음이 진하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초반 나성범에게 이런 조언을 건넨 적이 있다. “네가 한국에서 야구하는 것보다 더 큰 꿈을 품고 있다면 지금 성적에 만족하면 안 된다. 단순히 타율과 홈런 숫자에 도취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강한 투수를 상대로, 접전 상황에서, 팀이 정말 필요할 때, 무엇을 얼마나 쳤는지를 늘 생각하고 야구를 해 달라”는 요지의 당부였다.

그리고 나성범이 4월 한때 타격에 힘이 들어가자 김 감독은 전력분석팀을 향해 뜻밖의 주문을 건넸다고 한다. “로빈슨 카노(34)의 타격을 분석해서 나성범에게 보여 줘라.” 메이저리그 경기를 통해 지금도 계속 야구를 공부하는 김 감독의 ‘매눈’에 시애틀 경기를 시청하던 중 카노의 스윙에서 번쩍하는 직관이 포착된 것이다. 실제 카노는 아메리칸리그(AL) 홈런(11개)과 타점(32점) 1위다. 구체적으로 카노의 어떤 장점을 나성범에게 접목시킨 것인지는 전문적인 영역이겠지만 그 이후 나성범의 성적도 MVP 모드로 상승 반전됐다. 이런 비화를 정작 김 감독은 “그런 것은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라며 굳이 내세우지 않는다. 오직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말할 뿐이다.

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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