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전 옥시 대표, 2차 조사 위해 검찰 출두 “여생을 참회하며 살겠다”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68) 전 대표가 9일 2차 조사를 위해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두한 신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고통과 많은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제 남은 여생을 참회하고 유가족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평생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해 사전에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받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신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앞서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에도 17시간가량 고강도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개발·출시 당시에 옥시 최고경영자로 있던 신 전 대표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으며, 최종 의사결정을 한 책임자로 보고 있다.

해당 제품은 2000년 말에 출시되어 10년간 약 453만개가 판매됐다. 정부가 폐손상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한 인원은 221명 중 177명이 옥시 제품 이용자로,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다. 사망자도 90명 가운데 70명으로 가장 많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실무진으로부터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의 독성실험 필요성을 보고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제품 판매를 강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살균제 원료인 PHMG에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제품 출시 전 독성검사를 하지 않은 경위가 무엇인지, 영국 본사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1·2차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번 주 중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사진=동아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