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Clean] 불법 스포츠도박 뿌리 뽑을 때까지…다시 뛰는 ‘클린 캠페인’

입력 2016-05-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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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을 위한 연중 캠페인-SAC!(Stop & Clean)’의 홍보대사를 맡은 각 종목 스타선수들. 맨 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진호(골프), 김요한(배구), 정수빈(야구), 염기훈(축구), 황연주(배구), 박혜진(농구), 박성현(골프), 양동근(농구)

지난 4월 2500억대 불법사이트 검거 등
수천억대 규모, 갈수록 커지고 교묘해져
상한액 없이 24시간 불법고액베팅 활개도
지난해 사회 큰 반향 일으킨 ‘SAC’캠페인
심층취재·이벤트 업그레이드 시즌2 출격


지난 4월, 베트남을 거점으로 2500억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우리나라 경찰과 베트남 경찰의 공조로 검거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수천억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운영총괄자 원모(38)씨 등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운영책 김씨(41)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원씨 등은 2014년 3월부터 베트남, 서울·경기 용인 지역 등에 사무실을 차리고 야구 축구 등 몇몇 종목에 고액 베팅이 가능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불법 스포츠도박 범죄 관련 보도는 자주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이제 100∼200억원대 규모는 눈길조차 끌기 어려울 정도로 불법 스포츠도박의 규모는 나날이 커가고 있다. 한때 한국 스포츠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승부조작의 망령 뿐 아니라, 개인과 사회를 멍들게 하는 불법 스포츠도박의 검은 그림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캠페인을 다시 시작하며….

스포츠동아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손잡고 ‘2016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을 위한 연중 캠페인-SAC!(Stop & Clean)’을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 동아미디어그룹의 동아일보, 채널A, 동아닷컴도 함께 한다.

불법 도박은 연간 100조원 규모로 정부 예산(2016년 386조원)의 25%를 넘어섰고, 이중 사설 스포츠토토· 경마·경정·경륜 등 불법 스포츠도박이 30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4년 5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 규모는 3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합법적 투표권 시장의 9.5배에 이른다.

과거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몇몇 스타 선수와 감독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현장을 떠났고, 유명 연예인 등을 비롯해 수많은 일반인들도 불법 스포츠도박의 유혹에 빠져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불법 스포츠도박은 그야말로 ‘악마의 유혹’이다.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으로 개인은 물론 나라도 파멸로 이끈다.

지난해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 캠페인을 벌여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포츠동아는 불법 스포츠도박의 심각성과 폐해를 널리 알려 이를 추방함(Stop!)으로써, 정정당당하고 건강한 스포츠·레저문화를 정착(Clean!)시키기 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내용으로 연중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회복해 ‘건강하고 깨끗한 한국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기획됐다.


불법 스포츠도박, 왜 위험한가?

2006년 ‘바다이야기’와 같은 불법사행산업이 철퇴를 맞은 이후 불법도박 시장은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2009년 매출총량제 시행 등 합법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불법도박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규모는 정확히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하다.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약 3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사이트들은 생성된 뒤 단기간에 사이트 이용자들의 단물을 빼먹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단속이 쉽지 않다.

2013년 4월 경찰은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도박 관련자를 적발했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사이트를 운용한 5개 조직과 도박자 1865명이었다. 이들 도박자 중 4명은 수천만 원을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살했다. 불법 스포츠도박은 베팅액에 제한이 없고, 24시간 쉴 새 없이 운영되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파멸로 이어지는 불법 스포츠도박은 왜 위험할까. 첫 번째는 높은 사행성으로 인해 도박중독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1년 내내 중단 없이 계속 상품을 발매하는데, 자가진단 등 건전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중독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베팅 상한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일확천금을 노리다 파멸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두 번째는 다양한 2차 사회문제를 양산한다는 점이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대포통장을 이용해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고 도박금만 받은 뒤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홍보를 목적으로 스팸문자를 보내고, 전자우편주소 등을 수집하기 위한 악성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2차 범죄’를 일으킨다.

세 번째는 불법 스포츠도박 자체가 승부조작 등 스포츠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이다. 2011년 5월 발생한 프로축구의 승부조작 사건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에서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주도한 승부조작 사건이 잇달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각 프로스포츠 단체가 선수 교육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각 종목의 선수들은 여전히 검은 유혹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불법 스포츠도박의 무책임한 상품 구성은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통한 국민복지 증진을 목표로 하는 체육진흥투표권(일명 스포츠토토) 사업까지 스포츠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게 할 수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불법 스포츠도박은 국가 세수입의 감소도 불러온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70%가 ‘먹튀’인 것으로 파악된다. 베팅자가 일정 조건을 맞히더라도 적중금액을 돌려주지 않고 사이트를 폐쇄해버리는 것이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업자는 특성상 이렇게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에 대해 과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는다.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을 줄이고 이를 합법 시장으로 흡수하면 연간 수조원의 세금 조성이 가능하다. 불법 스포츠도박은 개인과 나라를 동시에 멍들게 하는 것이다.

스포츠 스타는 한국체육의 자산이다. 그동안 프로야구 박현준, 프로축구 최성국뿐 아니라 프로농구 강동희 감독 등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현장을 떠났다. 불법 스포츠도박은 프로스포츠의 근간인 공정성을 깨뜨려 존립근거를 흔들리게 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대부분이 ‘먹튀 사이트’라 이겨도 이길 수 없는 ‘승산 없는 게임’이 바로 불법 스포츠 도박이다. 불법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범죄지만, 단순 이용자의 경우에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피할 수 없다. 불법 스포츠도박으로부터 나와 사회를 지키겠다는 적극적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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