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박찬욱×정정훈 촬영 감독, 일곱 번째 미장센의 완성

입력 2016-05-19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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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아가씨’가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의 일곱 번째 만남이 빚어낸 매혹적 미장센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57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영화 ‘올드보이’(2003년)에서 지금까지도 전 세계 관객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일명 ‘장도리 신(Scene)’을 탄생시킨 정정훈 촬영감독. 이어 ‘친절한 금자씨’ ‘박쥐’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 등 박찬욱 감독과 일곱 번째 호흡을 맞추는 정정훈 촬영감독이 ‘아가씨’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낸 탁월한 영상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가씨’의 촬영에서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인물들의 엇갈리는 시선 속 미묘하게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감정과 관계를 포착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정훈 촬영감독은 합판과 아크릴, 플라스틱 등을 깔아 바닥을 매끈하게 만드는 ‘댄스 플로어(Dance Floor)’를 도입했다. 달리(Dolly)의 떨림을 최소화하고 별도의 레일(Rail)없이 인물 사이를 오가는 유려한 카메라 위킹을 가능하게 하는 댄스 플로어로 ‘아가씨’는 인위적으로 컷을 쪼개지 않고 캐릭터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거대한 저택에 첫발을 들인 하녀가 그 위용에 압도당하는 모습, 아가씨와 하녀의 첫 만남 장면 등 댄스 플로어를 통해 탄생한 신(Scene)들은 인물들의 미묘한 떨림, 긴장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아가씨’는 국내 최초로 아나모픽 렌즈(Anamorphic Lens) 중 호크 社의 1974년도 렌즈를 복각한 74빈티지 렌즈를 사용, 시대의 공기를 드라마틱하고 클래식하게 담아냈다. 이에 정정훈 촬영감독은 “박찬욱 감독님과는 많은 작업을 했기에 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아가씨’는 배우,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중요한 영화였기 때문에, 인위적인 느낌보다는 배우들의 감정을 최대한 살려 화면에 담고자 했다. 새로운 도전을 많이 시도한 작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해 온 작품 중 가장 개인적인 만족도가 큰,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영화이다”고 전했다.

이렇듯 ‘아가씨’를 통해 일곱 번째 호흡을 맞춘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이 빚어낸 빼어난 영상미,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뒤엉킨 관계는 극에 몰입도를 더할 것이다.

박찬욱 감독과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의 첫 만남, 그리고 그들이 완성한 매력적 캐릭터와 팽팽한 스토리, 매혹적 볼거리가 있는 영화 ‘아가씨’는 6월 1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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