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모터도 더위와의 전쟁

입력 2016-06-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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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저하·연대율 높은 모터 고전

경정은 물 위에서 경주가 펼쳐지기 때문에 보호장비와 헬멧, 경주복 등의 안전장구 착용이 필수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는 헬멧과 경주복이 체온을 급상승하게 만든다. 선수들은 마치 습식사우나 속에 있는 것처럼 흐르는 땀과 높은 습도 속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이는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로 직결된다. 가장 많은 실수인 플라잉 스타트 위반은 매출감소와 함께 고객들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큰 원인이다. 플라잉 스타트 위반은 무더위가 심한 6월부터 9월초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지난 17회차 목요경정에서는 5명의 선수가 플라잉을 범했다. 바람의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무더기 플라잉이 속출했다. 뜨거운 날씨로 인한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가 가장 컸고 수온상승으로 모터시속의 변화한 것도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플라잉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사실 사람도 문제지만 모터도 큰 문제다. 레이스 도중 최고의 속도를 내기위해 모터는 무더위의 날씨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내뿜을 수밖에 없다. 그로인해 연대율 높은 모터들이 고전을 하고 반대로 하위권 모터들이 중급 이상으로 변신을 꾀하기도 한다.

지난 17회차 경주결과를 보면 수위권에 있는 01번, 132번, 159번 등 최상급 모터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그 뒤를 받치는 47번, 112번, 121번 모터들은 기대만큼 성적을 만들지 못했다. 대신 하위권모터로 평가되는 106번, 115번, 13번, 138번, 107번, 131번 모터들이 폭염을 이겨내며 꼴찌들의 반란을 이뤄냈다.

모터들의 높은 착순점과 연대율은 시속을 평가하는 가장 큰 잣대이지만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오히려 기존 자료들이 경기분석의 독이 될 수도 있다. 폭염주의보가 발동되는 시점에는 경주당일 훈련내용과 소개항주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수온 상승에 따른 시속 반감과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는 어쩔 수 없어 무더위 속에서는 이변 속출의 횟수 또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름철에는 더위가 경주의 가장 큰 변수다. 기온이 높은 시간대 경주에서는 분산 베팅으로 고배당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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