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FC] 박만훈 “1라운드만 견뎌도 성공이라고? 흥! 두고보자”

입력 2016-06-01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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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훈. 사진제공|맥스FC

“나는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 살려고 하면 반드시 죽고, 죽으려고 하면 반드시 산다고 했던가. 그러나 두려움은 없다. 링에서 모든 것을 건다.

박만훈(31,청주제이킥짐)이 골리앗과의 싸움에 ‘흔쾌히’ 나섰다. 박만훈은 오는 25일 전북 익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입식격투기단체 맥스FC(대표 이용복)의 4번째 경기인 ‘맥스FC 04 인 익산’ 경기에 출전한다. 상대는 165전의 무에타이 세계챔피언인 뎃분종 페어텍스(27, 태국/대구아톰짐)다.

사실 뎃분종이 맥스FC 무대에 선다고 했을 때 가장 큰 장애요인은 상대선수 찾기였다. 워낙 강자에다 나이도 젊고, 무엇보다 링에서 165번이나 싸운 노련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웬만한 선수들은 뎃분종과의 경기를 꺼려했다. 어렵게 찾은 상대가 바로 박만훈이다.

“어떻게 나한테까지 기회가 왔는지 지금까지도 얼떨떨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른 선수들이 다 도망쳤다고 본다. 승산 없는 게임을 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입장은 다르다. 남들에게는 무모한 도전 혹은 위기겠지만 나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현시점에서 승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이다. 사직서까지 제출해가며, 무조건적으로 이길 수밖에 없는 각오와 다짐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실 박만훈은 아직까지 유명세를 타지 않았다. 28세에 처음 파이터의 길에 들어선 늦깎이 파이터다. 직업도 독특하다. 아파트 내 전기, 기계 시설의 총체적 관리를 도맡아야 하는 아파트 기전기사(기계전기 설비기사)다. 24시간 격일근무제라는 좋지 않은 여건에서 일을 하면서도, 쉬는 시간을 쪼개가며 훈련했다. 이번 시합을 앞두고 박만훈은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기에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파이터 인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박만훈은 ‘듣보잡’선수는 아니다. 그의 입을 통해 셀프소개를 받아보자.

“나이는 만 31세, 선수 생활은 4년 전 무에타이를 통해서 처음 입문했다. 176cm, 75kg 13전 11승2패 전적으로 2016년 무에타이 국가대표 1차전 우승자이자 KMK -71kg급 챔피언이다. 현재 아파트 기전기사로 일하면서,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합을 위해 퇴사를 결정하게 되어 당분간은 훈련에만 몰두하게 될 것 같다.”

이번 뎃분종과의 경기에서 박만훈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다. 1라운드만 버텨도 성공‘이라는 이도 있다. 그래서 그는 배수진을 쳤다. 돌아갈 다리를 끊어 버리고 결사항전을 치르는 장수처럼 박만훈은 지금 그 누구보다 비장하다.

“선수로서 박만훈은 이제야 기초공사를 쌓았다고 생각한다. 설사 지금 무너진다고 해도 다시 쌓으면 된다. 잃을 것도, 두려울 것도 없는 상태이다. 올라갈 곳이 한참이니 세계적 강자와의 대전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지 않나? 더욱이 이번 기회를 제대로 잡는다면 대중에게 이름 석자를 알릴 수도 있다. 이건 무조건 뽑아야 하는 카드이다. 시합을 피한 선수들은 이번 시합을 보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뎃분종에 대해 박만훈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뎃분종 선수가 속한 페어텍스 체육관의 욧산클라이는 워낙 유명한 선수라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뎃분종은 들어본 적이 없다. 160전이 넘는 전적,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승리한 만큼 패배도 많다. 스파링하는 기분으로 하겠다. 링 위에서 짓밟아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데, 경기 당일 누가 공개적으로 망신당하게 될지 한번 지켜보자. 당신은 스쳐가는 수많은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시합에 모든 것을 걸었다.”

박만훈의 주먹은 벌써 익산의 링에 올라가 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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