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 지명타자가 유독 많은 특별한 이유

입력 2016-06-06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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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넥센에 지명타자가 유독 많은 특별한 이유

지명타자는 수비에 가담하지 않고 타격에만 집중하는 선수를 일컫는다. 지명타자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되지만 삼성 이승엽, NC 이호준과 같은 강타자들이 주로 배치된다. 넥센도 윤석민, 채태인이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윤석민이 부상으로 내려가 있을 땐 채태인이 지명타자에 이름을 올렸고, 채태인이 2군에 내려간 지금은 윤석민이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넥센은 이 둘 외에도 여러 명의 선수가 지명타자로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우리 팀처럼 지명타자가 많은 팀도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 넥센 타순에는 개막 후 5일까지 총 7명의 선수가 지명타자로 번갈아 이름을 올렸다. 채태인이 가장 많았고 이택근, 대니 돈, 윤석민, 고종욱, 김민성 서건창 순이었다. 여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염 감독은 “우리는 고척돔을 쓰기 때문에 우천취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승부수를 띄워야하는 9월까지는 타자들의 체력을 조절해주면서 가야한다. 타격감은 좋은데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은 5일까지 53경기를 했다. 사실 타 팀과 큰 차이는 아니다. 문제는 장마철이다. 7월 중순부터 8월초까지 타 팀에 비해 경기를 많이 치러야할 가능성이 높다. 7월 중순 올스타브레이크가 있지만 이는 타 팀과 동일한 조건이다. 넥센만의 체력관리법이 따로 필요한 상황이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늘 강조하고 있는데 야구는 ‘선(先)체력 후(後)타격’이다. 동체시력도 좋고 타격감도 괜찮은데 체력이 안 받쳐주면 몸이 내 뜻대로 안 움직인다”며 “선수 시절 내가 겪어본 일이다. 주전으로 4년간 뛰면서 기술보다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코칭스태프가 ‘넌 타격 신경쓰지 말고 수비만 잘 하라’고 주문해도 내 스스로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 체력이 없으면 아무리 준비가 잘돼있어도 야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5일 휴식이 주어지는 선발투수가 많은 실점을 해도 빼지 않는 이유 역시 경기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매일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불펜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긴 시즌을 버티기 위해서는 체력이 우선돼야한다. (올해부터 고척돔을 쓰고 있는) 우리 팀에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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