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클릭비’ 하현곤, 감성 싱어송라이터로 플랜 B

입력 2016-06-10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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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젝스키스 선배님들이 나온 걸 보고 엄청 울었어요. 과거 활동 당시가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선배님들은 재결합하는 게 우리보다 더 오래 걸렸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젝스키스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면 좋겠어요. 현장에서 만나면 엄청 반갑겠죠?”

남성 7인조 밴드 클릭비 출신 하현곤이 솔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과거 클릭비 활동 당시 드러머로 활동한 그는 이제는 드럼스틱 대신 기타를 든 채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했다. 하현곤의 새 앨범 타이틀 곡 ‘필쏘굿(Feel So Good)’은 미디움 템포의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 다양한 악기 소리가 더해진 곡으로, 사랑에 빠져 두근거리는 행복한 감정을 표현했다.

“신곡 ‘필쏘굿’은 경우는 제 기분을 담은 곡이죠. 집 앞 공원에 가보니 날씨도 좋고, 공원도 예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다 아름답더라고요. 그 좋은 것들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게 ‘굿’이었어요. 그래서 제목을 ‘필쏘굿’으로 정하고 가사를 쓰기 시작했죠.”

매번 새로운 리듬과 그에 걸맞는 가사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하현곤은 평소 자신의 곡을 만들 때 주로 자신의 경험담 또는 지인들의 사연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평소 지인들하고 커피를 자주 마셔요. 제 경험담으로는 모든 곡을 쓸 수 없으니까요. 지인들과 커피 한 잔하면서 대화를 하다보면 영감을 많이 얻어요. 떠오르는 단어들을 메모장에 적어놓고 기타를 치다보면 좋은 멜로디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의외로 쉽게 곡을 만들 때도 있지만 반대로 엄청 애를 먹이는 곡도 있죠.”


그는 일명 ‘하현곤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매달 프로젝트 앨범 ‘하팩캘린더’를 내놓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작업한 결과, 현재까지 50장이 넘는 앨범을 발매했다.

“2008년에 첫 솔로 앨범을 냈어요. 가수 토이처럼 객원보컬을 찾는 콘셉트를 생각했죠. 근데 매번 보컬리스트를 찾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고 직접 부르게 됐어요. 그러던 중에 윤종신 선배님의 ‘월간 윤종신’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벌써 5년 째 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세상에 내보내는 자식 같은 곡들이라 애착이 커요.”

물론 솔로 활동이 처음부터 평탄치만은 않았다. 드러머였던 연주자가 자신의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로 나서기엔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클릭비를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작했어요. 그 이후 솔로로 활동할 때는 혼자 서울에서 지냈어요. 원래 드럼만 하다 보니 스스로 노래를 부른다는 게 낯설었어요. 그걸 극복하려고 꾸준히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다보니 조금씩 없어지더군요. 군대를 다녀온 후에 클릭비 멤버였던 연석이 형 도움을 많이 받았죠.”

지난해 10월에는 클릭비가 무려 13년 만에 7인조 완전체로 재결합했다. 당시 발매된 클릭비의 첫 번째 싱글앨범 ‘리본(Reborn)’은 과거 클릭비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클릭비는 활동한 기간에 비해 공백 기간이 4배 정도는 길었던 것 같아요. (웃음) 처음엔 꿈인가 생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행복했어요. 클릭비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클릭비의 이름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음원과 방송 그리고 콘서트를 하는 게 팬들을 향한 도리라고 생각해요.”

클릭비 재결합으로 좋은 점만 있던 건 아니었다. 솔로 활동을 위해 내려놓았던 드럼을 다시 잡은 그는 사라진 감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재결합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바로 드럼이죠. 기타치고 노래하고 곡을 쓰면서 몇 년 동안 드럼을 잘 안 쳤어요. 컴백 2달 후에 바로 콘서트가 잡히는 바람에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콘서트 2시간 동안 드럼을 쳐야 했기 때문에 멤버들과 합주 이후에는 드럼연습에만 몰두했어요. 드럼도 기타도 이젠 둘 다 포기할 수 없으니까요.”


이러한 하현곤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 역시 그의 열정 못지않다. 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을 통해 팬과 뮤지션 사이 이상의 친근한 사이로 지내고 있다.

“13년 만에 뭉쳤지만 컴백 소식을 모르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정모를 하기로 했죠. 우리를 좋아해주고 기다려준 팬들인데 그동안 신경을 너무 못 썼더라고요. 만나서 1시간 정도는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나머지 1시간은 음감회를 가졌어요. 팬들이 좋아하는 만큼 저도 너무 행복했어요.”

최근 새로운 소속사 ‘피앤피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하현곤은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방송, 예능, 콘서트 등을 가리지 않고 팬들 앞에 자신 있게 설 것을 약속했다.

“클릭비 드럼 하현곤, 하현곤팩토리 어느 이름으로 부르셔도 상관없어요. 꾸준히 나만의 음악을 해왔으니까요. 다만 절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동안 음악 이외의 활동을 잘 못했는데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나서고 싶어요. 언제나 현재 진행형 가수 하현곤팩토리가 될게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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