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대표팀’ 김현섭·박칠성, 리우의 기적 꿈꾸다

입력 2016-06-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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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박칠성(오른쪽). 사진제공|삼성전자육상단

김현섭 세계선수권 3연속 톱10
‘인천AG 銀’ 박칠성 50km 전념


경보대표팀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작은 기적’을 꿈꾸고 있다. 부실한 기초종목의 대명사로 꼽히는 육상이지만, 경보에서만큼은 메달권 진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무대에서 꾸준한 성적으로 가능성을 입증해왔다.

사실 한국경보의 현실은 여느 육상 종목과 마찬가지로 척박하다. 이웃 일본만 해도 국내 대회 출전자가 100명을 훌쩍 넘는데, 한국은 고교 등 아마추어를 다 합쳐봐야 20여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국경보는 선전을 거듭해왔다. 그 중심에는 ‘간판’ 김현섭(31)과 박칠성(34·이상 삼성전자)이 있다.

둘은 한국경보의 과거와 현재를 이끌어온 베테랑들이다. 엉덩이를 내밀고 뒤뚱뒤뚱 오리걸음을 내딛는 이들 자체가 위대한 역사였고, 의미 있는 발자취였다. 김현섭은 2011년 대구(4위), 2013년 모스크바(10위), 2015년 베이징(10위) 등 한국육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3연속 톱10에 진입했다. 모두 20km에서였다. 역대 올림픽에 3차례 나선 박칠성은 12위를 차지한 2012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50km에 전념했고,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호성적을 냈다.

그렇다면 리우올림픽 전략은 어떨까. 4년 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김현섭은 주종목 20km 외에 50km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런던올림픽에서 2개 종목 모두 출전한 박칠성은 이제 50km에만 전념한다. 3시간40분대의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1차 목표인 10위권 진입이 가능하고, 3시간39분대로 들어가면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유럽 등 경쟁자들의 페이스를 보면 20km보다 50km가 좀더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현섭은 페이스 조절이 필수적이다. 리우올림픽에선 대회 초반에 20km, 후반에 50km 레이스를 치르는데 일찌감치 승부가 갈리면 무리해서 20km를 완주할 생각은 없다. 이민호 삼성전자육상단 경보코치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른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일 강원도 고성으로 떠나 리우올림픽을 겨냥한 강화훈련에 돌입한 박칠성은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 마지막 투혼으로 후회가 남지 않는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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