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비밀을 품은 곳 ‘삼례’를 연출한 이현정 감독의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끌어 화제다. 이현정 감독은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YTN 기자∙앵커로 활동했다. 그리고 은퇴 후 미국에서 실험영화를 접하고 나서 ‘뉴욕의 베르메르의 모든 것’ ‘6개의 소품’ 등으로 유명한 실험영화의 거장 ‘존 조스트’의 가르침을 받아 2012년 ‘원시림’으로 데뷔했다.
이 감독의 데뷔작이었던 ‘원시림’은 스크린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을 영화화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실험적인 작품으로 제 9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제 67회 에든버러국제영화제, 제 30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한국 실험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또 다른 연출작인 ‘용문’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의 한국적이면서 지역이 가진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드러내 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올해 선정된 한국경쟁 작품 중 가장 실험적인 영화였다.”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삼례’는 전작들에서 더욱 확장된 여성의 주체성과 동양의 미학 그리고 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드라마적인 요소로 풀어냈다. ‘삼례’는 개봉 전부터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지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다.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비상한 이미지 수집가 재능을 증명한 감독”이라며 이현정 감독의 독보적인 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한편 이현정 감독은 ‘리람’이라는 이름으로 미디어설치미술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첫 전시회를 열고 혼돈 속에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작품들을 통해 평단에 인정을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 ‘삼례’ 또한 전시 차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에 내려갔을 때 삼례라는 공간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현정 감독은 “삼례지역은 동학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공간이지만, 현재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잊혀진 공간이기에 그 곳의 기운을 담아내려고 했다.”며 영화 ‘삼례’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 이현정 감독의 영화 ‘삼례’는 6월 23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