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글북, 타잔 영화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정글북’과 ‘타잔’은 여러 모로 공통점이 많은 영화다.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데다 그동안 여러 차례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영화로 제작돼 익숙한 내용이다. 정글에 혼자 남겨져 맹수의 손에 키워진 설정, 자연과 더불어 성장한 인간이 그와 공존하는 삶을 전하는 메시지도 같다. 또 현란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에 힘입어 정글은 물론 여러 동물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 과정 끝에 6월9일 국내에서 개봉한 ‘정글북’은 한 달째 장기 상영 중이다. 이미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휩쓸며 제작진과 출연진이 또 다시 힘을 모으는 후속편 제작까지 확정했다.
반면 뒤이어 6월29일 개봉한 ‘타잔’은 좀처럼 관객수가 늘지 않고 있다. 캐릭터의 유명세와 관객에 선호하는 탁월한 기술력을 갖춘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뜻밖의 고전이다.
이처럼 엇갈린 반응은 국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제작비 1만8000달러(2082억원)가 투입된 ‘타잔’은 제작비 회수가 어려운 상황. 반면 ‘정글북’은 1억7500달러(1359억원)의 제작비를 일찌감치 넘어 전 세계 10억 달러(1조1570억원) 매출에 다다르고 있다. 흥행 차이를 확연하게 가르는 계기는 이야기의 완성도에 있다는 의견이다.
‘정글북’은 1894년 발간된 동명의 원작소설을 고집스러울 정도로 따른다. 100년 넘도록 인정받은 탄탄한 이야기를 토대로 여기에 정교한 기술력을 더해 정글을 완성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자연과 교감하며 성장하는 한 인간의 성공담 역시 원작을 그대로 따르면서 뭉클한 감동을 만들어낸다.
반면 ‘타잔’은 원작,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글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에 정착한 타잔은 본래 출신대로 귀족의 신분으로 살아간다. 영화는 여러 음모에 휘말려 정글로 돌아간 타잔의 활약을 그리지만, 100년 동안 인정받아온 원작과 비교해 구성이 허술하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