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전설’ 김병지, 현역 은퇴 선언

입력 2016-07-19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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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스포츠동아

[동아닷컴]

김병지(46)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지는 19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은퇴 사실을 알렸다. 김병지는 "이제 은퇴한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일"이라고 적었다.

지난 1992년 울산 현대 소속으로 데뷔한 김병지는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등에서 뛰며 지난 24년간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로 자리잡았다. 그는 K리그 최다인 총 706경기를 소화했다. 또 김병지는 229경기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병지는 국가대표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 한일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으며 방콕 아시안게임, 북중미 골드컵, 아시안컵 등 수 많은 대회에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김병지는 전남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30실점을 했다.


다음은 김병지가 페이스북에 올린 전문

그동안 고마웠다. 시간을 거슬러 잠시 생각을 되짚어 본다.

이 순간 내 머릿 속 파노라마들을 글로 풀어 내자니 그 길었던 시간 무수히 많은 기억들을 어찌 들려줄까..? 책이라도 쓸까? 연재를 해볼까? 싶다가,
근간 바쁜 일정 탓에 이도저도 말고 그저 맘 가는 대로 몇 자 적어 내 뜻을 전해 본다.

나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머리에 가슴에 고스란히 기억 되어 있을 내가 있으니...내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라고... 생각 하며.

게다가 나의 세 아들 또한 골문 앞의 아빠를 기억해 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

팬들이 만들어 준 수식어 또한 여러가지! 그 만큼 관심 받았다는 의미일것이다.
현재 내가 가져 가는 행복의 크기는 마음에 있는 것이라서 많이 깊고 크다. 이에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실력이란 하루 아침 연마할 수 없듯이 경기력 또한 쉽게 노쇄하지 않지만, 나는 이즈음에서 또 다른 출발을 위해 마음의 정리를 공표할 명분이 생겼다.

다만, 진심으로 미안한 것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는 인연들이 쉽지 않게 내민 손을 더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해를 만들 수도 있겠으나, 한 길 열심히 달려 왔으니 이 정도 외면이나 거절은 이해해주지 않을까...생각한다.

가끔은 나도 평범한 가정의 가장처럼 살고 플 때도 있고, 선수의 자격과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절제 된 시간들을 보내며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도전도 하고 싶다.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

어쩌면! 이 순간 정작 내가 해야 할 말을 우회적인 표현 보다 콕 찔러 말해야 하는데 ^^
은퇴!! 맞다! 이제 은퇴한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일이다.

너무나 긴 시간 선수로 지내왔기에 익숙하지 않다.그 간 여기저기 많은 분들께 수도 없이 받아 왔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일단락 지어 본다.

듣고 싶었던 답이였을지...아쉬움을 주는 답이였을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내소신대로 간다. 이미 마음에서의 은퇴는 2008년 허리수술을 하면서 부터였다. 수술을 집도하신 선생님께서 이미 내 아내에게 선수로서의 포기와 마음의 정리를 시켰고, 사실을 감추지 못한 아내는 재활에 안간힘을 쓰던 내게 털어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그러나 좌절을 좌절로 받아 들이지 않고 종전 보다 더 의지와 체력을 다지니 또 다시 열렸던 선수의 길. 그렇다! 무엇을 하든 어떤 조건에 놓이든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넘지 못할 것이 없음을 또 다시 깨닫게 되고, 덤으로 온 지금 나는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오르막 길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외친다!

나 떠난다!

내 젊음이 머물었던 녹색그라운드!
내 청춘이 물든 곳!
사랑한다 K리그!
보다 더 발전해 보자!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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