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넥센 빠른 대처, 4년 전 반면교사 덕분?

입력 2016-07-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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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태양(23)의 승부조작 개입과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문우람(24)의 승부조작 제의가 차례로 밝혀진 20일과 21일.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두 선수의 소속팀은 발 빠르게 입장을 내놓고 징계수위를 밝혔다.

먼저 20일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난 이태양은 당일 오후 10시경 구단 측이 KBO에 실격처분과 계약해지를 신청하며 1차 징계를 안았다. 사건보도가 오후 8시부터 오르내렸으니 징계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이었다.

문우람 역시 최초 처분은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21일 오후 1시경 창원지검 특수부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문우람이 지난해 승부조작을 브로커 A씨에게 제의한 혐의를 발표했다. 문우람의 현재 신분은 상무 소속의 현역군인이지만 입대 전 소속팀은 넥센이었다. 이에 넥센은 21일 오후 3시 사과문을 내고 ‘KBO와 협의해 가장 무거운 징계를 내리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같은 날 KBO도 두 선수에게 참가활동정지 제재를 부과해 일체의 구단 활동과 보수 획득을 금지시켰다.

두 구단의 이러한 발빠른 움직임은 그간 통상적으로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 주목을 끈다. 최근 5년 내로 프로야구 안팎에서 발생한 여러 사태들을 놓고 대부분의 구단은 미적지근하게 반응하기 일쑤였지만, 이번만큼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프로야구계에 처음으로 승부조작 사태가 터졌던 2012년 2월. 당시 상황은 지금과는 조금 달랐
다. 승부조작 혐의로 수사망에 오른 LG 박현준과 김성현은 2월14일 첫 보도 이후 검찰조사를 받은 뒤에도 결백을 주장했고, 구단과 감독 등은 선수들의 말에 의존해 징계를 최대한 뒤로 미뤘다. 그러나 결국 검찰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해 3월5일 KBO로부터 야구활동정지 처분을 떠안은 뒤 영구제명됐다. 징계까지 걸린 기간은 약 한달이었다.

NC와 넥센의 조속한 대처는 4년 전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당시 LG는 뒤늦은 대응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를 먼발치에서 경험한 두 구단은 1차 징계를 빨리 결정해 팬들의 지탄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4년 전 사태가 ‘반면교사’가 된 셈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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