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디 엑소디움’, 한 단계 더 진화한 K-POP 콘서트 [종합]

입력 2016-07-24 1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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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엑소(EXO)가 단독 콘서트를 통해 K-POP 콘서트가 어디까지 진화하고 발전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엑소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7월 22일~24일, 29~30일 6일간 6회에 걸쳐 세 번째 단독콘서트 'EXO PLANET #3 - THE EXO'rDIUM -(엑소플래닛 #3 - 디 엑소디움 -)'을 개최했다.

먼전 엑소의 이번 콘서트는 그 괴물같은 규모가 눈에 띈다. 단일 가수가 체조경기장에서 6회 공연을 진행하는 건 엑소가 사상 최초이며, 이들이 6일간 불러모은 관객은 회당 1만 4000여명씩, 총 8만 4000여명에 달한다.

또 그 규모만큼이나 무대 장비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66m X 13m의 본무대는 물론이고, 2, 3층 객석까지 연결된 간이무대, 9m X 9.5m, 10m X 10m, 8m X 6m 크기의 6대의 초대형 개폐식 LED 모니터, 1m높이에 215m의 길이로 3층 객석을 둘러싼 LED, 15m높이의 레인커튼, 7개의 키네시스 모터 조명 트러스 등 어느 콘서트에서도 보기 힘든 대규모 세트가 체조경기장 안을 가득 채웠다.

물론 제 아무리 대단한 장비가 있다고 해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면 그건 그냥 낭비다. 하지만 엑소는 이 모든 장비를 이용한 환상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며 '왜 엑소인가'를 보여주었다.

콘서트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좋아하는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K POP 아이돌의 콘서트는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도 또 하나의 장점으로 꼽을만 하다.

문제는 아이돌 콘서트는 공연장이 커질수록 이런 장점이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무대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라이브의 현장감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고, 좌석의 위치에 따라 퍼포먼스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엑소의 이날 콘서트는 대규모 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돌 콘서트의 이런 공간적인 제약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인상이 깊었다. 그 방법이란 무대 연출과 기획으로, 이날 엑소가 보여준 무대 연출은 역대 아이돌 그룹 콘서트를 통틀어도 첫손에 꼽을 만큼 흥미롭고 몰입도가 높았다.

이번 엑소 콘서트 무대 연출의 백미로 꼽을 만한 순간은 오프닝이었다. 멤버 전원이 초능력자라는 콘셉트에 맞춰 제작된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된 콘서트는 레이저 컬러에 맞춰 변화하는 응원봉과 함께 등장하는 엑소의 멤버들의 모습으로 극적 긴장감과 무대 기대감을 높였다.

사실 레이저에 맞춰 변하는 응원봉은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기술이지만 이미 일본 등의 콘서트에선 수 년전부터 사용돼 온 것이긴 하다. 그러나 이는 '초능력자 엑소'라는 콘셉트와 만나 실제 초능력자을 사용하는 듯 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역대급 오프닝 무대를 만들어냈다.

오프닝뿐만이 아니라, 2~3층의 객석까지 연결된 간이 무대를 이용한 동선은 객석과의 거리를 좁혔으며, 시야제한석에 설치된 대형 LED는 모든 관객이 콘서트를 편하고 재미있게 즐기는데 일조했다.

물론 레인커튼을 이용한 빗속의 무대나 기하학적으로 움직이는 조명 트러스, 본 무대 곳곳에 숨어있는 상승 무대 등의 기술과 결합된 화려한 무대연출은 왜 이들의 퍼포먼스를 콘서트에서 봐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앞서 말했듯이 엑소의 이런 무대 연출과 기획력은 단순히 엑소라는 한 그룹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K-POP 아이돌이 인기를 얻어 콘서트를 열고 그 공연장의 규모를 점점 키워갈수록 현장을 찾은 관객들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한 고민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그리고 엑소는 매번 콘서트에서 아낌없는 투자와 신기술의 도입으로 혁신적인 무대 연출과 기획력을 선보여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 역시 '엑소 콘서트를 보면 K-POP 콘서트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었다.

한편 엑소의 멤버 카이는 23일 공연도중 발목 인대를 다치는 부상을 당해 일부 무대에만 참석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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