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일(한국시간) “호주 선수단이 선수촌 화재로 대피한 사이 노트북 1대와 지카 바이러스에 대비한 티셔츠를 도둑맞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선수촌 지하실에서 시작된 화재로 인해 100명에 가까운 호주 선수들과 스태프가 30분간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여기에 잠깐 사이에 도난사고까지 겹치면서 호주 선수단의 수난이 이어졌다.
키티 칠러 호주 선수단장은 “5층에 있던 사이클링팀의 노트북을 도난당했다. 해당 노트북에 팀에 관한 민감한 정보가 담겨있었는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 또 다른 컴퓨터 장비들을 뒤진 흔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피 도중 소방관으로 추정되는 3명을 봤다. 어디 소속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우리 팀 티셔츠를 들고 떠났다”며 “당시에는 아마도 그들이 대피하는 사람들을 도와줘서 우리 팀이 그에 대한 보답으로 티셔츠를 제공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화재 발생 당시 별다른 주의 없이 경고 알람이 꺼져 호주 선수단의 화를 키웠다. 실제로 그 시각 잠들어있던 호주남자사격선수 워렌 포텐트는 동료들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전화로도 깨어나지 않아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화재로 위협을 느낀 호주 선수단은 총 18층으로 이뤄진 선수촌 각층을 담당할 방화 관리자를 뽑았다.
당초 안전문제로 선수촌 입촌을 거부했던 호주로선 이번 화재와 도난소동 탓에 숙소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떨어졌다. 각고의 노력으로 오랜 시간을 준비해온 올림픽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호주 선수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안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