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올림픽金 노리는 ‘캡틴아메리카’

입력 2016-08-03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캡틴 아메리카’ 카멜로 앤서니(오른쪽)는 미국 국적의 NBA 선수로는 처음으로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다. 미국농구대표팀 주장인 그는 자신의 3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리우의 별|미국남자농구대표팀 리더 카멜로 앤서니


NBA 미국선수 유일한 4회연속출전
베이징·런던 金 재현할 마지막 기회
제임스·웨이드 불참으로 역할 커져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어벤저스’는 슈퍼 히어로들의 연합군이다. 각자 특별한 능력이 있고 개성도 강하지만, 전투 시에는 똘똘 뭉치고 그 중심에는 대장인 ‘캡틴 아메리카’가 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서는 미국남자농구대표팀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농구 좀 한다’는 선수들이 모인 연합군이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미국남자농구대표팀을 어벤저스에 비유한다면, 이 팀의 캡틴 아메리카는 카멜로 앤서니(32·뉴욕 닉스)다. 개인통산 3번의 올림픽에 출전해 2개의 금메달을 이미 목에 건 그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리우올림픽에서 3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드림팀의 희로애락 함께한 앤서니

미국은 NBA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된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시드니올림픽까지 금메달을 휩쓸며 농구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러나 2004아테네올림픽에선 졸전을 거듭하며 동메달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프로 첫 시즌을 보낸 뒤 대표팀에 합류한 앤서니는 신인 드래프트 동기이자 친구인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드웨인 웨이드(34·시카고 불스)와 올림픽 금메달의 꿈에 부풀어있었으나, 예상 밖의 패배에 좌절을 겪었다.

미국농구협회는 마이크 슈셉스키(69·듀크대) 감독을 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임명하고 재건에 나섰다. 미국은 2006년 일본에서 벌어진 세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도 3위에 머물렀지만, 2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선 코비 브라이언트(38), 제이슨 키드(43·이상 은퇴)가 가세한 데다 앤서니-제임스-웨이드 트리오가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전력이 절정에 이르렀다. 압도적 경기력으로 상대들을 제압한 미국은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되찾았다.

이 때 슈셉스키 감독은 스몰포워드인 앤서니를 파워포워드로 기용해 스몰라인업의 핵심으로 활용했다. 빼어난 외곽슛 능력을 지닌 앤서니는 상대 빅맨을 밖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브라이언트, 제임스, 웨이드 등이 빈 공간으로 침투해 공격을 퍼부었다. 앤서니는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파워포워드로 활약하며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그는 평균 16.3점으로 케빈 듀란트(평균 19.5점·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이어 팀 내에서 2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는데,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0%(46개 시도·23개 성공)였다. 앤서니의 활약에 자극받아 더블포스트를 고집해왔던 국가들도 골밑에 센터 1명만 놓고 외곽이 가능한 포워드를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는 스몰라인업을 꾸리기 시작했다.

4번의 올림픽에 출전한 유일한 미국농구선수

앤서니는 이번에도 기꺼이 슈셉스키 감독의 부름에 응했다. 3차례의 올림픽을 함께했던 제임스와 웨이드는 휴식을 이유로 빠졌다. 자연스럽게 앤서니는 팀의 최고참이자 주장이 됐다. 슈셉스키 감독은 “앤서니는 이번이 4번째 올림픽이다. 누구도 가지지 못한 그의 경험과 높은 수준의 경기력은 우리 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미국 국적의 NBA 선수 중 4회 연속 올림픽에 나선 이는 앤서니가 유일하다.

2020도쿄올림픽부터 남자농구는 남자축구와 마찬가지로 출전선수 연령이 23세 이하로 제한될 전망(미확정)이다. 32세의 앤서니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앤서니는 늘 승리에 배고프다. 친구인 제임스와 웨이드가 수차례 NBA 우승을 경험하는 동안 그는 NBA 파이널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리그 우승 경력이 전무한 까닭에 올림픽 금메달은 그에게 더욱 각별하다. 앤서니는 “종종 주위 사람들로부터 ‘너에게 올림픽 금메달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을 듣는다.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은 2일(한국시간) 휴스턴 토요타센터에서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치러 110-66으로 대승을 거뒀다. 앤서니도 19점·5리바운드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5번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드림팀과 앤서니는 3일 리우로 향한다. 호주, 중국, 프랑스, 세르비아, 베네수엘라와 함께 A조에 편성된 미국은 7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조별리그에 돌입한다.


카멜로 앤서니는 누구?

▲생년월일=1984년 5월 29일(뉴욕 출생)
▲키·몸무게=203cm·107kg
▲선수 경력=덴버 너게츠(2003∼2011년), 뉴욕 닉스(2011년∼현재)
▲미국대표팀 경력=2004아테네올림픽 동메달∼2006세계농구선수권대회 동메달∼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2012런던올림픽 금메달
▲수상 내역=2003미국대학농구 최우수선수, 2012∼2013시즌 NBA 득점왕(평균 28.7점), NBA 올스타 9회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