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김기태 감독(오른쪽)은 LG 감독 시절에도 부임 2년차인 2013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KIA 지휘봉을 잡은 지 2년째인 올해도 가을야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2년차 김기태호’의 선전은 어디까지일까.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기태 감독은 2013년, 사령탑 데뷔 2년차 시즌에 정규시즌 2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이는 LG의 11년만의 가을야구이기도 했다. 무려 10년간 ‘암흑기’에 빠져있던 팀의 오랜 염원을 신임 사령탑이 2번째 시즌 만에 풀어낸 것이다.
KIA가 2014년 말 선동열 전 감독의 재계약 발표와 이어진 자진사퇴 등으로 부침을 겪다 김 감독에게 계약을 제의한 이유도 그만이 추구할 수 있는 리더십과 이를 통해 ‘리빌딩’이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KIA에서도 ‘2년차 매직’을 실현 중이다. LG에 있을 때와 방식은 비슷하다. 인위적 리빌딩이 아닌 기존 주축선수들, 즉 실력 있는 베테랑들에 대한 ‘인정’이 그 출발이다. 감독과 선수, 특히 고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를 최소화시킨다. 무작정 자유를 주는 건 아니다. 자신이 정한 원칙 아래 그들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말처럼 베테랑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은 한다. 김 감독은 여기서 그 이상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실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주기 때문에 고참들은 김 감독을 지지한다.
김 감독이 스스럼없이 선수들과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그는 ‘원칙주의자’다. ‘형님 리더십’ 뒤에 가려져 있지만, 그의 리더십을 설명하는데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주전과 후보, 선배와 후배를 막론하고, 원칙대로 팀을 운영하는 소신파다. 이는 선수단에 ‘각성효과’를 주곤 한다. 원칙을 어겼을 때 오는 결과를 선수들이 체감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변화하게 된다. 백 마디 말이 필요 없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김 감독 특유의 ‘리빌딩’과 ‘신구조화’는 이렇게 팀에 뿌리를 내린다. 고참들이 알아서 움직이는 환경이 조성되고, 이는 아래로 뻗어 나간다. 젊은 선수들은 고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든다.
2012년 LG 시절,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팀의 주축선수 셋(조인성 이택근 송신영)의 이탈이라는 현실과 마주했고, 곧바로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선발투수 2명(박현준 김성현)까지 없이 1군 사령탑으로 데뷔해야 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레다메스 리즈의 마무리 전환 카드를 꺼내고, 수술 후 재활 중이던 봉중근을 마무리로 복귀시키는 등 파격적인 운영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도 선수의 몸 상태, 팀 사정을 고려해 4년 90억원에 팀에 복귀한 윤석민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등 소신 있는 선수단 운영은 계속 됐다. 키스톤 콤비 안치홍, 김선빈의 동반 입대에도 새 얼굴들을 발굴해 냈고, 2년차인 올해는 선수단 전체에 걸쳐 ‘신구조화’라는 난제를 풀었다. ‘2년차 김기태호’의 결과, 그리고 KIA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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