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효린
씨스타 효린이 구출한 새끼 고양이에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골반뼈가 부서지고 다리가 마비돼 서지도 못하던 고양이가 입양 결정이 이뤄진 날, 빠른 회복 끝에 네 다리로 딛고 일어서는 기적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7월 초, 효린은 차에 치여 위중한 상황에 있던 고양이를 가수 백지영의 매니저로부터 인수해 평소 이용하던 서울 논현동의 한 동물병원에 맡겨 뒀다. 고양이가 수술을 받기에는 너무 어렸고, 곁에서 누군가가 계속 돌봐야할 만큼 상태가 심각해 입양도 어려운 지경이었지만, 안락사될 위기에 놓인 고양이를 그냥 둘 수 없었다. 이미 세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데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아픈 고양이를 계속 돌볼 수 없는 효린은 일단 고양이에게 ‘환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어느 정도 회복되길 기다리며 고양이를 살릴 궁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약 열흘이 흐른 7월 중순 평소 ‘언니’라 부르는 절친한 지인이 입양의사를 밝혔다.
이에 효린과 그 지인은 입양을 앞두고 고양이의 정확한 상태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X레이 검사를 실시했다가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알게 됐다.
사진제공=효린
고양이가 작은 우리 안에 늘 앉아만 있었기에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X레이 검사를 통해 ‘ㄴ’자 모양으로 무너졌던 골반이 원래의 모양대로 거의 돌아오고, 죽은 줄 알았던 다리신경도 그간 무너진 골반뼈에 눌러져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양이가 부상을 입었던 다리로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도 그때서야 새삼 인지하게 됐다.
심각한 장애가 예상되는 유기묘는 안락사 되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입양이라는 누군가의 선의가 결국 기적을 이뤄낸 형국이 됐다.
효린은 2일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하며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줄 알았는데 바닥을 딛고 일어선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면서 “입양이 결정되고 환이의 회복도 보게 되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감격해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