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카이돔에도 승부조작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됐다. 포스터는 불법스포츠베팅은 물론 승부조작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은색 바탕 위에 ‘불법스포츠베팅’이란 단어가 선명하게 적힌 포스터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스포츠도박에 연루될 경우 이용자는 물론 정보제공자도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최근 문제가 됐던 일부 선수의 승부조작을 악용한 불법도박을 근절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포스터는 덕아웃 입구는 물론이고 덕아웃 내부, 불펜, 체력단련장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의 시야가 머무는 곳곳에 배치됐다. 확인 결과 이러한 포스터 제작은 각 구단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것이 아니라 KBO에서 일괄적으로 10개 구단에 배포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롯데와 kt의 경기가 열린 수원구장. 1루 덕아웃에 걸린 승부조작 경고 포스터가 눈에 띈다. KBO는 긴급실행위원회에서 포스터 제작을 결정한 뒤 각 구장에 배포를 완료한 상태다. 스포츠동아DB
KBO 문정균 홍보팀장은 2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21일 열렸던 승부조작 관련 KBO 긴급실행위원회에서 선수들에게 상시적으로 승부조작의 위험성을 일깨우기 위해 포스터 제작을 결정했다”며 “7월말부터 각 구장에 포스터 배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의 설명대로 수원과 고척 등 각 구장들은 이미 7월말 포스터 부착을 완료했고, 두산과 LG가 함께 쓰는 잠실구장에도 3일 포스터가 선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얼마나 실효성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선수들에게 위험성을 끊임없이 주지시키는 효과는 분명 있지만, 근본적인 예방책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단 구단들은 포스터 외에도 선수들에게 승부조작 예방을 위한 교육에 신경을 쏟는 모양새다. 시즌이 한창인 시점이라 장시간을 할애하긴 어려워도 단장이 직접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게나마 윤리의식을 환기시키는 한편, 1대1 면담을 통해 개별적으로 승부조작 근절에 주력하고 있다. 승부조작 후폭풍을 막으려는 야구계의 움직임이 뒤늦게나마 분주하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