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임재영(가운데)이 28일 우리카드전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코트에 쓰러져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 임재영(가운데)이 28일 우리카드전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코트에 쓰러져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고민이 크다.

대한항공은 14승3패(승점 40)로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현대캐피탈(10승7패·승점 32)과 격차도 비교적 넉넉하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밀려 5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실패한 뒤 이번 시즌 헤난 달 조토 감독(브라질)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대한항공은 막강한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 밸런스를 앞세워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부상 악재가 겹쳤다. 시작은 주장이자 에이스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지석(30)이었다. 그는 25일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을 당했다. 약 8주간 이탈이 예상된다. 헤난 감독은 “정지석의 공백은 크다”며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최적의 공격 조합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지석이 빠진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전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대한항공은 28일 우리카드와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으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정지석의 대체로 투입된 임재영(27)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3세트 도중 점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고, 검진 결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확인됐다. 수술과 재활 여부를 두고 추가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만약 수술대에 오른다면 사실상 시즌 아웃에 가깝다.

정지석과 임재영의 동시 이탈은 대한항공에 큰 출혈이다. 정지석은 이번 시즌 팀 내 득점 2위(252득점)를 기록 중인 핵심 공격수이자, 레프트 가운데 최장신(195㎝)으로 블로킹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임재영마저 이탈 위기에 놓이면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선택지가 크게 줄었다.

대한항공의 레프트 자원으로는 곽승석(37), 김선호(26), 서현일(22)이 남아 있지만, 주축 두 명의 연쇄 공백 가능성 속에서 공격 조합을 전면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플랜B를 넘어 플랜C까지 가동해야 하는 헤난 감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