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무너진 두산, 출구전략은?

입력 2016-08-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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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런 두산에서 이례적으로 5일 자발적 훈련이 등장했다. 4일 잠실에서 LG와 연장 12회 격전을 치르고 새벽에 부산으로 내려온 선수들이 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예정에 없던 타격훈련을 자청한 것이다. 살인적 폭염 속에서도 두산 선수들은 6~7일 역시 정상 훈련을 진행했다. 지금보다 덥지 않을 때에도 두산은 경기 전 훈련을 생략할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6일 롯데전 패배 후 1위를 빼앗긴 두산 선수들의 위기감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7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김 감독부터 타자들의 타격훈련을 손수 지도했다.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 감독의 얼굴은 땀범벅이었다. “선수들이 하려고 하는데 굳이 훈련 시간을 늦출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낯선 2위’ 그러나 올 것이 왔다

견고한 줄만 알았던 1위가 ‘버린 투수’였던 노경은에 의해 무너져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두산의 균열은 후반기부터 줄곧 진행됐다. 6일까지 두산의 후반기 성적은 6승11패로 꼴찌다. 이 기간 NC는 9승6패를 올려 1위였다. 결과에는 원인이 따르는 법이다. 두산의 하락은 날씨와 동조하는 성향을 띤다. 무더위가 지속되며 그동안 두산을 떠받치며 달렸던 선수들의 경기력이 동반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개막 이후 연전연승을 달릴 때는 지칠 줄 몰랐는데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온 셈이다. 특히 후반기 17경기에서 두산 불펜진은 2세이브, 3홀드밖에 못했다. 불펜이 흔들리자 선발이 받는 심리적 압박감이 올라갔다. 포수 양의지가 빠지며 결정적 순간에서의 게임 리딩과 공격 짜임새가 흔들렸다. 선수의 개성을 중시하는 두산 야구의 자유로움이 선수들이 지치고 다치자 답답함의 터널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NC와 1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두산은 7일 롯데전에 부상 중이던 양의지와 에반스를 선발 투입했다. 2군에서 조정 중이던 에이스 니퍼트도 9일 잠실 KIA전 선발로 내정했다.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는 자세다. 8월 이후 4~5위 싸움 외에 두산과 NC의 1위 경쟁도 점입가경이 됐다. 야구계에서는 ‘지금은 흔들려도 결국 두산이 유리하다’는 두산 대세론이 아직도 무게를 갖는다. NC는 선발진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반면 두산은 투타 밸런스가 맞고, 무더위가 지나가면 호전될 여지가 있다. NC가 두산보다 8경기나 덜 치른 것도 선발진이 약한 NC에 이득보다 부담에 가깝다. 그러나 두산이 두산다운 야구를 할 수 있을 때의 얘기다. 언젠간 흐름이 올 것이다. 관건은 그 언젠가를 얼마나 신속하게 당길 수 있느냐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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