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이호준 회장(맨 앞)을 비롯해 10개 구단 대의원들이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로즈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사건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로즈홀에서 열린 선수협 긴급기자회견이 끝난 뒤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이태양 문우람 유창식에 대한 제재도 논의하고 있다”며 “사법처리가 나오면 KBO와는 별도로 선수협 차원에서 (영구)제명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에 대한 징계는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태양은 5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구형을 받았지만 선고공판이 26일로 예정돼있다. 유창식도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승부조작 가담을 자수했지만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문우람은 일단 군 검찰에는 이첩된 상태지만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협 징계는 단순히 ‘제명’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해당 선수들이 프로야구계를 떠난 뒤 오히려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추후 관리에 대해서도 여러 각도로 고민 중이다. 박 사무총장도 “선수협 역시 그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며 “제명을 시키더라도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함께 하도록 한다든지 팬들에게 사죄할 수 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호준 선수협 회장은 “프로야구선수들을 대표해 2012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야구팬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KBO에 강력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관련 내부 신고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승부조작 재발시 선수협 소속 전 선수들에게 연대책임을 물어 20억원의 벌금과 사회봉사활동 제재를 가하겠다”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