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버티기 권혁 “맥주 한잔도 안 마시는데…”

입력 2016-08-16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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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권혁. 스포츠동아DB

“작년 경험이 있으니까 결국 제가 이겨내야죠.”

한화 마운드의 기둥인 권혁(33)이 8월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14일 광주 KIA전에서 2-0으로 앞선 7회말 선발투수 이태양이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주자 호출을 받은 권혁은 첫 타자 김주형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서동욱에게 동점 2점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 윤정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송창식과 교체됐다.

권혁은 8월 성적이 썩 좋지 않다. 14일까지 7경기 8이닝을 던지면서 6실점으로 방어율 6.75다.

개막 이후 7월까지 피홈런이 3개뿐이었지만, 8월에만 약 보름간 2개의 홈런을 맞았다. 8월 피안타율은 0.344,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는 1.88에 이른다.

6월까지와는 많이 다른 수치다. 6월까지 44경기에 등판해 66.2이닝을 던지면서 방어율 3.38, 피안타율 0.245, WHIP 1.32를 기록했다. 7월 들어 방어율이 4.75, 피안타율 0.266, WHIP 1.41로 떨어지는 기미를 보이더니 8월 들어 수치가 더 악화되고 있다.

타고난 체력을 자랑하는 권혁이지만 지난해에도 여름철에 접어들며 힘들어했다. 지난해 월별 기록을 보면 6월까지는 43경기에 나서 64.2이닝을 던지면서 방어율 3.62, 피안타율 0.257, WHIP 1.42를 기록했는데, 7월 이후 시즌 종료시까지 35경기에 등판해 47.1이닝을 소화하면서 방어율 6.85, 피안타율 0.312, WHIP 1.80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권혁은 지난해 여름 남몰래 병원에 입원해 링거를 맞으면서 버텨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도 사람이기에 전반기 무리로 인한 후반기 성적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 덥다. 무쇠 같은 권혁도 폭염과 잦은 등판 속에 지칠 수밖에 없다. 그는 “힘들어도 결국은 내가 알아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는 그냥 부딪쳤지만 올해는 지난해 경험이 있으니 나 스스로 컨디션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솔직히 경기 후에 시원한 맥주 한잔 생각이 날 때가 많지만, 올 시즌에는 정말 맥주 한잔도 입에 안 대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수도승처럼 자기관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62)와 가장 많은 이닝(91.2이닝)을 던지고 있는 권혁이다. 특히 지난해(112이닝)에 이어 2년 연속 100이닝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한화가 5강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마운드가 버텨야한다. 그 중에서도 한화 마운드의 핵인 권혁이 버텨줘야 싸움이 가능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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