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빅 히어로] 니커크, 세계신기록의 힘은 ‘74세 코치’

입력 2016-08-1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림픽 남아공육상대표 웨이드 반 니커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4년 전 시작된 보타 코치와의 인연
엄격한 훈련 아래 꾸준히 기록 향상


17년 묵은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육상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웨이드 반 니커크(24·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는 특별한 파트너가 있다. 백발의 할머니인 안나 보타(74) 코치다.

니커크는 15일(한국시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육상 남자 400m 결승에서 43초03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9년 세비야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마이클 존슨(미국)이 세운 43초18의 종전 세계기록을 0.15초 앞당겼다.

니커크가 전력질주하는 동안 관중석에선 그와 쉰 살 차이인 보타 코치가 큰 목소리로 응원하며 힘을 보탰다. “배움에 있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그녀는 4년 만에 니커크를 올림픽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니커크는 보타 코치를 만난 뒤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둘의 인연은 니커크가 2012년 블룸폰테인의 더 프리스테이트 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보타 코치는 1990년부터 이 대학 육상팀 감독으로 일해왔다. 당시 니커크는 고질적 부상을 안고 있었고,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타 코치는 주 종목 200m 대신 400m에 집중하도록 했다.

푸근한 인상의 보타 코치는 훈련에서만큼은 봐주는 법이 없다. “내 모든 선수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엄격하다. 우리는 웃고 떠들 수 있지만, 훈련할 때만큼은 가장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의 지도 아래 니커크는 꾸준히 기록을 향상시켰다. 2013년 45초09였던 기록을 2015년 베이징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43초48까지 줄이며 사상 첫 메이저대회 동메달을 따냈다. 이어 리우에선 세계신기록으로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니커크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보타 코치는 언제나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며 “보타 코치는 굉장한 여자다. 그녀는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금메달의 공을 돌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