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1970년대 권력의 꼭짓점을 좇는 이들의 욕망이 뜨겁게 소용돌이치는 용광로 속, 원지안과 서은수는 꽃이 되기보단 숯처럼 까맣게 태워 다만 잉걸불로 빛나기를 택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는 마약 거래를 통해 부와 권력을 차지하려는 중앙정보부 과장 백기태(현빈)와 만년 평검사 장건영(정우성)을 중심으로 수많은 이들의 야망이 뒤엉키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지안과 서은수가 각각 맡은 이케다 유지와 오예진은 백기태와 장건영이란 양단의 축을 단단히 붙들고 또 흔들기도 하면서 기어이 서사의 공기를 바꿔놓는 인물이다.
두 인물은 특히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등 남성 중심의 세계관을 그려왔던 우민호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여성 캐릭터들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메이드 인 코리아’란 뜨거운 거푸집을 통과하며 비로소 자신만의 형형한 빛깔을 찾은 원지안과 서은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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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단 숯, 누아르 속 잉걸불처럼 빛난 서은수
서은수가 연기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오예진은 케이(K)누아르의 맹렬하고 섬뜩한 풍경 속, 뜻밖의 야생초 같은 생명력으로 분위기를 환기하는 인물이다. 모든 캐릭터가 권력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저마다 각을 세우고 날을 벼릴 때, 그는 뽀글거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그 사이를 누빈다. 오예진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쇠붙이에 끼얹는 냉각수처럼 극의 온도를 바꿔 서사를 더욱 단단하게 담금질했다.“뽀글뽀글한 헤어 스타일은 진짜 내 머리”
오예진은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사회초년생 특유의 순수함과 열정을 지닌 캐릭터다. 서은수는 무겁고 장르 안에서 예진이 가진 ‘환기’의 역할에 주목했다고 했다.“긴장감이 서린 장면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예진이 분위기를 반전시켜 줄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그는 예진으로서 ‘날 것’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진작에 버렸다고 했다. 생생하고 거친 느낌을 주고 싶어 주근깨를 그리고 당시 유행했던 ‘히피펌’을 하는 등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헤어 스타일덕분에 예진이 가진 야생마 같은 에너지를 더 잘 살릴 수 있었다”며 이를 제안한 우민호 감독의 통찰력이 적중했다고 웃었다.
평소 팬이었던 우 감독과 함께한 현장을 ‘찬란했다’고 회상한 그는 실제 부산 출신으로, 이번 작품에서 그 덕을 톡톡히 봤다고도 했다. 서은수는 “감정 신을 연기할 때 억양에 신경 쓰기보다 오롯이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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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선배 연기? “믿어 의심치 않아”
상대역이었던 정우성에 대해 질문하자, 서은수는 정작 자신은 맡은 역할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고 했다. 그가 연기한 장건영 검사에 대해 서은수는 “(정우성) 선배는 그때도 지금도 장건영 그 자체였다”고 돌이켰다.한편으로 예진이란 인물이 어떡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일지 정우성이 애정어린 조언 또한 아끼지 않았다며 “감사의 마음”도 드러냈다. 덧붙여 실제 그와 정우성은 작품 속 예진과 장건영의 관계성과도 닮아있다고 했다.
“극 중 장건영이 오(예진) 수사관을 믿어주듯, 정우성 선배 역시 현장에서 저에 대한 신뢰가 차츰 쌓여간다는 것을 느꼈어요. 실제 작품에서의 관계와 현장이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있어 더욱 몰입할 수 있었죠.”
시즌1에서 산을 구르고 돼지우리를 뒹굴며 몸을 사리지 않았던 그는 이제 새 시즌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서은수는 “시즌1에서 만큼 몸을 쓸 진 모르겠지만 부산 사투리를 기반으로 한 화려한 ‘구강 액션’은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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