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마운드 안정시킨 ‘포수’ 박동원의 가치

입력 2016-08-23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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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포수 박동원(26). 스포츠동아DB

“박동원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죠.”

넥센의 한 투수는 자신에 찬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22일까지 112경기를 치른 넥센의 팀 방어율은 3위다(4.73). 필승계투조 조상우와 한현희(팔꿈치 수술), 마무리 손승락(롯데 이적)의 이탈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신재영~앤디 밴 헤켄~스캇 맥그레거가 선발진에서, 김상수~이보근~김세현은 필승계투조에서 자기 몫을 해준 결과이기도 하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하나 있다. 포수 박동원(26)의 존재다. 투수들이 방어율을 낮추는 데 있어 적잖은 공을 세웠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조했던 ‘디테일 야구’와도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0.410(83시도 34성공)의 높은 도루저지율은 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주자만 잘 묶어도 투수가 방어율 1점을 낮춘다”는 말과 일치한다.

그라운드에서 포수는 센터라인의 중심이자 투수를 포함한 8명의 수비수를 마주보는 유일한 존재다.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동원은 올 시즌 마스크를 쓴 98경기 중 94경기에 선발출장했고, 10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많은 785.2이닝을 소화했다. 넥센 포수진이 소화한 1002.2이닝의 78.4%가 박동원의 몫이었다. 그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박동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기에서 도루저지율이 0.200(40시도 8성공)으로 확 떨어지는 것도 그의 가치를 빛나게 한다.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 동작은 박동원의 트레이드마크다. 그가 마스크를 썼을 때 상대 주자들의 도루시도가 확 줄어든다. 또 간간이 나오는 1루 견제는 상대 주자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투수들과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은 “박동원을 깊이 신뢰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타석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99경기에서 타율 0.254(331타수84안타), 11홈런, 56타점을 기록 중이다. 7월까지는 지나칠 정도로 직구 공략에 신경 쓴 탓에 커브, 포크볼 등의 변화구에 당하곤 했다. 그러나 8월 15경기에서 타율 0.353(51타수18안타), 3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27경기에서 타율 0.266(379타수101안타), 14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은 올 시즌을 통해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선수다. 향후 중심타선에 포진할만한 타격 잠재력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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