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5선발 허준혁(26).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허준혁은 두산이 자랑하는 막강 선발진의 끄트머리를 담당하는 투수다. 공은 빠르지 않아도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로 경기를 이끌어갔다. 초반 페이스도 좋았다. 5월 3연승을 거둘 때만해도 두산의 5선발 걱정은 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여름 들어 부진이 계속됐다. 6월 첫 등판이었던 1일 마산 NC전(6이닝 1자책)에선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이후엔 좀처럼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7월과 8월, 두 달간 허준혁이 기록한 성적은 1승3패 방어율 7.23(23.2이닝 19자책). 최근 2경기에서도 각각 2.1이닝 4실점, 3이닝 4실점(3자책)으로 모두 선발패를 떠안았다.
허준혁을 바라보는 팀 내 시선은 아쉬움 그 자체다. 한용덕 투수코치는 허준혁을 두고 “타자 승부에서 계속 밀렸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한 데다 승부처에선 제구력이 연이어 흔들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코치의 설명대로 허준혁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선 14경기에서 66.1이닝을 던지며 볼넷 30개와 사구 6개로 다소 많은 사사구를 내줬다.
허준혁과 비슷한 스타일을 지닌 선배 유희관(30)도 아쉽긴 마찬가지. 유희관은 허준혁의 자신감 부족을 최근 부진 이유로 꼽았다. 유희관은 “(허)준혁이가 ‘칠 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던졌으면 좋겠다”며 “타자와 싸움에서 주눅들지 말고 자신감을 키웠으면 한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자기 공에 조금 더 확신을 가지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두산은 허준혁의 이탈로 다시 5선발 고민을 안게 됐다. 허준혁의 두 번째 1군 말소가 있었던 7월24일 이후엔 안규영이 그 몫을 대신했다. 당장 다음달 2일(금) 선발이 비어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적임자를 찾을 전망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