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롯데 김문호, 비결은 밀어치기 훈련

입력 2016-08-31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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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문호(29). 스포츠동아DB

롯데 김문호(29)가 살아났다.

김문호는 30일 사직 LG전에서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득점 1타점 1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내용도 알찼다. 2-1로 추격당한 4회 2사 후 출루해 정훈의 2점홈런 때 홈을 밟아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고, 6회에도 상대의 폭투 때 득점에 성공했다. 7회에는 1타점까지 기록했다.

롯데는 김문호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반갑다. 그는 개막 후 두 달간 타율 4할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6월부터 타격감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 번 떨어진 타격감은 좀처럼 올라올 줄 몰랐다. 후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김문호는 풀타임 출장이 올해가 처음이었다. 시즌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격감도 동반 하락했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조언을 들어도 결국 부진은 자기 자신이 탈피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일례로 올 시즌 첫 풀타임 출장을 하고 있는 LG 채은성도 체력이 떨어지면서 부상이 찾아왔고, 결국 2군행 버스를 타야했다. 그는 복귀 후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체력이 떨어질 땐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올해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문호도 채은성과 마찬가지였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은 긴 터널을 건너야했다. 지독한 슬럼프의 끝은 8월 후반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4연속 경기 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4안타를 기록했고 30일에도 4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8월 한 달간 타율은 0.311까지 올랐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4할대로 복귀한 출루율이다.

김문호가 극심했던 타격부진을 벗어날 수 있었던 비결은 ‘노력’이었다. 그는 4안타를 친 뒤 “경기 전 타격훈련에서 밀어치기 연습을 많이 했는데 이 부분이 조금씩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어치기 타격은 무게중심을 최대한 뒤쪽에 둬야 가능하기 때문에 공을 더 오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을 오래 보면 자연스럽게 변화구 대처력도 좋아진다. 당겨치기보다 타구에 힘이 실리는 정도는 약하지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홈런과 같은 장타를 노리기보다 단타를 주로 치는 김문호의 타격스타일에 밀어치기 훈련은 안성맞춤이었던 셈이다.

물론 만족은 아니다. 김문호는 “4안타를 치긴 했지만 기쁨은 크지 않다. 그동안 팀 승리에 도움이 별로 안돼 동료들에게도 늘 미안했다”며 “현재 타격감은 괜찮다. 이를 잘 유지해서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사직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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